중동 튀니지의 젊은 청년의 분신자살은 재스민 향기가 되어 철옹성과 같은 장기 독재집권을 무너뜨리고, 재스민 향기는 다시 사막의 모래바람이 되어 주변 독재국가를 넘어 중동의 아성(牙城)인 이집트의 무바라크 권좌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 모래바람은 다시 세르비아 이태리 등 유럽전역까지 휩쓸 기세다. 온 세계는 재스민향기로 시작된 이 모래바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다. 하나같이 백성과 약자로부터 울려 퍼지는 힘과 권력에 대한 참아왔던 울분이며 항거다. 세계는 힘과 권력에 빌붙었거나 때론 이용해 왔다 할지라도 이젠 더 이상 힘과 권력의 편에 설 수 없음을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과 서방세계는 인권중시를 외치면서도 국익을 위해서라면 이율배반적 논리로 그들 즉, 권력의 편에서 권력유지에 힘을 실어줬던 장본인들이다.

어쩌면 오늘날 불평등의 세상과 금번 중동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은 다름 아닌 미국이요 서방세계다. 물론 그 근본엔 자국의 무지와 미련함이 있었겠지만 말이다.

결국 지금까지의 세계는 그들의 꼭두각시나 다름없었음을 이제라도 깨달았다면 다행스런 일이다. 이제 더 이상 서방세계는 그들을 이용해선 아니 될 것이다. 세계의 정직한 눈이 주목하고 있음을 그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깨달았을 것이다.

이제 부랴부랴 불을 끄기 위해 권좌에서 내려올 것을 압력으로 주문하고 있으나, 이미 드러난 약점은 되돌릴 수 없게 됐다.

힘과 권력의 시대 즉, 위력의 시대는 서서히 그 막을 내리고 있다. 튀니지의 국화인 재스민의 향은 인터넷이란 발전된 미디어 문명을 앞세워 거짓의 세상을 몰아내고 진실의 세상을 소리쳐 알리고 있으며, 글로벌화 된 하나의 땅 하나의 세계를 실감나게 하고 있으며 인류의 공존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동양선지자들이 곳곳에다 ‘물질만능이 지배하던 시대는 가고, 진실과 진리가 살아 있고 정신이 지배하는 도의의 시대가 올 것’이라 말한 그 예언들이 이제 때가 되어 이루어지고 있음을 깨닫는 자가 돼야 할 것이다. 바로 평화와 공존의 시대가 온다는 성인들의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우리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주체가 되라고 명을 받은 민족임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때, 꼭 바라고 싶은 것은 멀리서 불어오는 재스민 향은 제발 멈추지 말고 이 한반도에도 불어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군사․국회․민간 등 전방위적으로 애절하고 끈질기게 펼치고 있는 북측의 대화공세는 무력과 권력과 세습을 벗어 버리고, 평화와 하나 되기 위한 진정한 대화를 위한 손짓이기를 희망해 본다. 그러나 우리의 희망과는 달리 궁여지책(窮餘之策)의 일환으로 식량난 해소와 긴장완화 그리고 남남갈등을 유도하는 진정성 없는 대화제의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우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결국 남측을 향한 대화공세는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시도하기 위한 교두보적인 의미가 짙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내년 4월 15일을 김정은 세습의 완착시점으로 정하고 체제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재스민 향기는 과연 북녘하늘에 불어올지….

이제 온 세계는 국익을 넘어 인류공동의 이익이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한다. 또 평화와 평등을 향해 우리의 의식까지라도 변화해야 할 것을 부탁해 본다.

이 순간도 재스민 향기는 인류를 깊은 잠에서 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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