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스테이튼 아일랜드 페리 터미널 내 한 편의점에서 한 여성이 TV로 중계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미 하원의 탄핵 조사 공개청문회를 바라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스테이튼 아일랜드 페리 터미널 내 한 편의점에서 한 여성이 TV로 중계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미 하원의 탄핵 조사 공개청문회를 바라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트럼프, 바이든 수사에 더 관심”

공화당 “신뢰할 수 없는 전언”
트럼프, 청문회 의미 폄훼·무시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조사에 나선 미 하원이 13일(현지시간) 연 첫 공개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보다 정치적 맞수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에 더 관심을 보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측에 민주당 유력 대선경전 주자인 바이든에 대해 수사에 나설 것을 종용했다는 외압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AP통신과 CNN,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개 증언에 나선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은 자신의 보좌관이 7월 26일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를 수행해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방문했을 때 이 내용을 들었다고 밝혔다.

한 식당에서 선들랜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수석고문과의 만남을 포함한 일정에 대해 진전 사항을 보고했고 이를 테일러의 보좌관이 들었다는 설명이다. 

보좌관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선들랜드에게 바이든 수사에 관해 물었으며 이에 선들랜드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진행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선들랜드에게 우크라이나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으며 트럼프는 자신의 개인변호사 루디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 측에 요구한 바이든 수사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통화는 트럼프가 젤렌스키와 통화에서 바이든 수사를 종용했다는 7월 25일 통화 다음날에 이뤄졌다.

이날 함께 증언한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도 정치적 동기를 지닌 수사에 나서게 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외교 정책을 오염시켰다고 지적했다.

켄트는 비선으로 활동하며 우크라이나 압박에 개입한 줄리아니에 대해 “줄리아니는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마리 요바노비치)를 축출하기 위한 비방전을 벌였고 정치적 동기로 인한 수사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이끌었다”며 “줄리아니의 시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외교정책을 감염(infect)시키고 있다”고 증언했다. 

한편 청문회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증언의 신뢰성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공화당 의원들은 테일러의 증언을 ‘신뢰할 수 없는 전언’이라고 깎아내렸다. 테일러와 켄트에게 트럼프를 몹시 싫어하는 사람 아니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는 터키 대통령과 함께 있었기 때문에 (청문회를) 1분도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문회를 무시하며 자체의 의미를 폄훼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에도 “나는 너무 바빠서 청문회를 볼 수 없다. 그것은 사기극이다”라고 거듭 말했다.

하원은 오는 15일 요바노비치 전 대사를 불러 공개 청문회를 이어간다. 내주 19~21일에도 공개 청문회가 열린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