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김정은(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우상화에 열을 올리면서 남한 주민을 대상으로 겨냥하는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남선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4일 `남조선 금붕어'라는 작성자가 김정은을 찬양하는 내용의 `대장의 사진을 보고'라는 시를 올렸다.

이 시는 "김대장의 모습은 아주 당당하고 위엄에 넘친다는 것이다/만민을 품어줄 너그러운 인품/천하를 굽어보는듯한 영채 도는 안광/배짱과 자신감에 넘쳐있는 모습"라며 북한에서 `대장'으로 통칭되는 김정은을 묘사한 뒤 "이러한 령장(영장)이 통솔하는 군대가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는 것은 당연하지 않는가!"라고 강조했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을 드러내놓고 찬양하는 글을 게재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모두 남한 출신 인사들이 작성해 `우리민족끼리'에 올렸다.

첫 김정은 찬양글은 지난해 11월, 1997년 8월 월북한 오익제 조평통 부위원장이 작성한 A4 2장 분량의 `민족의 창창한 앞날을 보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로 "(10.10 당창건 기념일 당시) 김정은 청년대장을 우러러 폭풍 같은 '만세'의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만장은 삽시에 감동과 충격, 기쁨과 격정으로 끓어 번졌다"면서 "참으로 대를 이어가며 절세의 위인을 모심은 우리 민족의 행운"이라고 찬양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비전향장기수 김동기가 `1월에 비낀 애국장정의 세계'라는 기고문에 "만경대와 백두산의 혈통을 이으시고 그 넋과 기개로 승리의 길을 이어가는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를 진심으로 받들고 따라야한다"면서 김정은을 "세계 앞에 척척척 발걸음을 내 짚으신 우리의 대장동지!"라고 드높였다.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매체들이 김정은을 명시해 우상화하지 않는 것과 달리 대남선전 매체가 이 같은 글을 잇달아 올리는 것은 남한에서 3대세습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작년 1월 후계자에 지명된 이후 북한 내에서 '샛별 장군', '청년대장', '김 대장' 같은 호칭으로 불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북한 당국이 그의 우상화를 위해 보급시켰다는 노래 '발걸음'에서도 실명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북한 매체들은 "대를 이은 수령복, 장군복", "만경대혈통, 백두의 혈통" 등의 표현으로 3대세습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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