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리아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리아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금보다 12배 많은 ‘연간 70조 원의 방위비 분담금을 한국에 요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폭로가 29일(현지시간) 나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고 불만을 터뜨리며 ‘동맹 관계’를 ‘금전 관계’로 보는 인식이 뚜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개된 ‘선을 지키며’라는 책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초기 국방부 내 비사들을 담았다. 이는 작년 말 물러난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연설문 비서관이 썼다.

이 책에 따르면, 지난 2017년 7월 대통령을 상대로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해외 주둔에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면서 미군을 철수할 수 없는지 물었다.

이에 매티스 장관은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트럼프는 “한국은 우리를 심하게 이용해온 나라다” “우리를 벗겨 먹는다”고 말했고, 주한미군 주둔에 지금 요구보다 12배 많은 연간 600억 달러(약 70조원)은 받아내야 한다며 호통쳤다는 것이다.

가이 스노드그라스 전 국방장관 연설문비서관은 당시 상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국무장관, 매티스 국방장관을 쳐다보려 하지 않았다고 했고, 그가 듣게 될 얘기에 즐겁지 않아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책에서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국방부에 알리지도 않고 현장에서 갑자기 발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며 그의 돌출 발언도 거듭 강조됐다.

책의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납세자들에게 뭔가 보여주기에 연연했다고 설명하면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도 추진하자고 했다가 참모들의 반발에 부딪혔다고 폭로했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자신의 연설비서관은 의사결정 선상에 없는 하급 실무자라고 깎아내리긴 했지만 책 내용 자체가 거짓이라고 부인하진 않았다.

이번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과 동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속내가 폭로된 상황에서 한미 방위비 협상에도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