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우리나라의 1인당 전기요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8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저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국가별 전기요금(Domestic electricity prices in the IE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8.28펜스(약 125원)를 기록했다. 이는 터키의 1인당 전기요금(7.79펜스/kWh)에 이어 28개국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이들 28개국은 OECD 산하기구인 IEA의 회원국이고, 펜스는 영국 화폐단위로 100펜스가 1파운드다.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나라는 덴마크였다. 덴마크 전기요금은 33.06펜스(498원)/kWh로 한국 전기요금의 4배에 달했다. 또 28개국 평균 전기요금은 15.12펜스(228원)/kWh로, 한국보다 2배가량 비쌌다.
2000년 이후 지난 20년간 한국의 전기요금 인상 폭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한국의 1인당 전기요금은 2000년 5.53펜스/kWh에서 2018년 8.28펜스/kWh로 18년 사이 50% 증가한 반면, 조사대상 28개 국가의 평균 전기요금은 2000년 6.56펜스/kWh에서 지난해 15.12펜스/kWh로 131%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10.2MWh를 기록했다. 2000년(5.1MWh)에 비해 배가 늘어난 것이다.
IEA ‘에너지 아틀라스(Atlas of Energy 2017)’ 데이터를 보면 2017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전기사용량은 10.7MWh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8.1), 프랑스(7.2), 독일(7.0)보다 높았고 미국(12.6), 캐나다(14.3)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국민 1인당 전기사용이 이처럼 많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낮은 전기요금과 전력 다소비형의 산업구조, 2차 에너지인 전기를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전기화현상(난방을 전기로 사용하는 것 등)의 심화 등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전기요금은 문제가 그리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인구가 밀집해 전력망 구축 비용이 낮고 세금비중이 10% 수준으로 유럽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