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세계적인 멸종위기종 검은머리 갈매기가 1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개체수는 1200~2000 마리 정도이며 번식 개체수는 500 여 마리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매립지 신도시 간척 등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천지일보 2019.4.13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1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 갯벌에서 한 어민이 조개를 캐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3

질 좋은 조개·꽃게 많이 잡히던 ‘황금 갯벌’
1980년대부터 대규모 매립 ‘황금기 저물어’
‘2027년까지 한정 어업’ 6·8공구에서 조업

[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인천 송도갯벌은 1970년대 정부의 양식업 권장에 따라 조개 양식장이 조성되면서 황금기를 맞는다. 당시 갯골을 따라 송도·척전·동막·고잔어촌계 등이 크게 번영했다. 

송도갯벌은 질 좋은 조개와 꽃게가 많이 잡히는 ‘황금 갯벌’로 명성을 날렸다. 정월 보름 송도의 모시조개(가무락) 탕을 먹지 않으면 ‘나이를 헛먹는다’며 서울 사람들이 찾아오던 곳이었다. 당시 어민들은 넓디넓은 갯벌에서 한나절 쉬엄쉬엄 호미질을 하면 동죽과 가무락이 한 바구니 가득 차 혼자서는 들지 못할 정도로 많이 잡혔다. 

송도의 뻘 꽃게도 유명세를 탔다. 드넓은 뻘에서 운동을 많이 한 꽃게의 육질은 단단하면서도 쫄깃했다. 그러다보니 타지 장사꾼들이 다른 곳에서 잡은 꽃게에다 뻘을 발라 ‘송도 꽃게’로 속여 팔 정도였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대규모 매립이 시작되면서 송도갯벌의 황금기는 저물기 시작한다. 아암도와 소 아암도가 육지가 되고 남동공단이 갯벌 위에 조성됐다. 이어 1994년에 착공된 송도신도시가 개발되면서 갯벌은 대부분 매립됐다. 갯벌을 버리고 공단과 국제도시를 얻은 셈이다. 

[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19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근 갯벌에서 한 어민이 낙지를 잡고 있다.ⓒ천지일보 2019.10.19
[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19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근 갯벌에서 한 어민이 낙지를 잡고 있다.ⓒ천지일보 2019.10.19

국제도시가 들어서기 전 송도에는 갯벌을 따라 4개의 어촌계가 있었다. 어촌계원만도 송도·척전·동막·고잔어촌계 등 1300여명에 달했다. 하지만 동막과 고잔어촌계는 이제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다. 남아있는 송도와 척전어촌계원도 65명과 217명으로 줄었다.

매립하는 만큼 어민들도 하나 둘 갯벌을 떠나기 시작했다. 인천시는 송도갯벌 매립을 추진하면서 ‘조개딱지(송도어민생활대책용지 분양권)’를 어민들에게 나눠 줬다. 어민들은 송도국제도시 공유수면 매립이 시작되면서 어업권을 잃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송도갯벌에서 조개를 캐던 송도·척전어촌계는 2006년에 한정 어업면허를 받아 3년마다 연장해 왔지만 지난 2016년 8월 만료됐다.  

인천 연수구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인천항만공사, 인천경제자유구역청, 17사단 등 4개 기관과 협의해 2017년 송도·척전 어촌계에 한정 어업면허를 내주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송도·척전 어촌계원 300여명은 오는 2027년까지 송도 6·8공구 앞 갯벌 165㏊에서 조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어민들은 송도 6·8공구 앞 갯벌에서 조개를 캐고 있다. 매립의 영향으로 어획량이 확연히 줄어든 갯벌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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