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드러났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현재 수감 중인 A(50대) 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출처: 연합뉴스)
지난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드러났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현재 수감 중인 A(50대) 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출처: 연합뉴스)

 

8살 여아 사라졌는데 실종처리

유류품 발견에도 알리지 않아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56)가 살해했다고 자백한 화성 실종 초등생이 실종 당시 ‘가출인’으로 분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에 따르면 1989년 7월 7일 낮 12시 30분께 화성 태안읍에서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김모(8)양은 학교 수업이 끝난 후 귀가하던 도중에 갑자기 실종됐다.

경찰은 김양이 스스로 집을 나갔다고 보고 ‘가출인’으로 분류해 사건을 처리했다. 당시 김양의 부모가 두 차례에 걸쳐 수사를 요청했음에도 경찰은 사건을 단순 실종사건으로 종결지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과거 수사기록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며 “당시 경찰이 학교에 잘 다니던 나이 어린 학생을 ‘가출인’으로 판단한 이유와 관련한 수사기록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양의 실종과 화성연쇄살인사건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며 “일부 남아있는 수사 기록을 면밀히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실종 5개월여 만인 같은 해 12월 당시 사라진 김양의 흔적을 마을 주민이 최초로 발견했다. 주민들은 김양이 입고 있던 치마와 메고 있던 책가방 등 유류품 10여점을 확인하고 경찰에 즉시 신고했다.

당시 경찰은 이 중 유류품 7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맡겼지만, 유류품을 발견한 사실을 김양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감정한 유류품에서는 인혈(人血) 반응이 나왔지만 혈액형은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수사관계자들이 이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어 수사본부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 수사본부는 이춘재가 김양을 살해한 후 유류품과 시신을 범행 현장 인근에 버리고 달아났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하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이춘재가 지목한 장소와 실제 유류품이 발견된 장소가 100m가량 차이가 나고 두 장소 모두 이미 아파트나 도로 등이 들어선 상태라는 점에서 김양의 시신을 찾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양의 가족들은 30년이 지난 지금이라도 이번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해달라는 입장을 경찰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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