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전포동 서면중앙시장 자동차부품상가 옆 도로. 불법주차, 노상적치물 불법행위로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아져 사람과 차가 만나는 심각한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8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전포동 서면중앙시장 자동차부품상가 옆 도로. 불법주차, 노상적치물 불법행위로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아져 사람과 차가 만나는 심각한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8

“혈세로 포장된 도로 기름 엉망”

“구청 10년째 감언이설식 답만”

해당 지역구 의원들도 뒷짐만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 부산진구(구청장, 서은숙)가 전포동 서면중앙시장 자동차부품상가 일대 환경개선을 요구하는 주민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주민 건강과도 직결되는 환경 민원이 10년 넘도록 해결되지 않자 뿔난 주민들이 ‘구청장 고소’까지 거론하는 등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40여년 전에 형성된 부산진구 전포동 서면중앙시장 자동차부품상가 일대는 기름때로 인해 주민들의 민원이 10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지만 구청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환경개선이 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는 지역이다. 무엇보다 기름때가 동천 하수로 유입되며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지난 8월, 서면부속상가 비상대책위는 김이철 회장을 비롯한 민원인 300여명이 서명을 통해 대책을 요구하는 진정서와 서명서를 구청 및 구의회, 국민권익위 등에 제출했다. 서명서 제출은 2014년에도 제출했지만 무시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부산진구는 민원인들이 제기한 진정에 대한 회시문을 통해 “부속상가의 노상적치물 불법행위로 도로의 원활한 교통소통 방해, 주민생활불편 해소를 위해 서면중앙시장 일원 환경 정비를 1.3m(1/2 제거)에 대해 도로포장 및 차선 재도색, 도로 위 작업금지, 오염물질 도로·하수구 유입 장지 등을 정비했다”고 답변했다. 또 “단시간 내 완전한 정비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어 관심만 가지고 있다가 서면중앙시장 인근 상인들이 자진 정비할 수 있도록 설득을 하겠다”고 덧붙여 답했다.

이 같은 회시 내용을 접한 주민들은 “부산진구청이 부속상가 앞 도로가 기름 작업 등으로 더럽혀졌으니 구민들이 낸 세금으로 다시 깨끗하게 포장해 상가 상인들의 좋은 작업환경을 만들어 내준 것이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민들은 “입에 침도 안 바른 그런 답변을 10년 넘게 들어온 ‘감언이설’식 답변”이라며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곳이 부속상가 일대 정비사업이다. 도로 및 주변 환경에 무관심한 서은숙 구청장을 고소까지 해서라도 이번만큼은 반드시 도로정비를 위한 항쟁을 이어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7일 제296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백범기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부산진구의회 인터넷방송 캡처) ⓒ천지일보 2019.10.18
지난 17일 제296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백범기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부산진구의회 인터넷방송 캡처) ⓒ천지일보 2019.10.18

◆타지역 구의원이 일대 환경문제 거론

이에 민주당 백범기 부산진구의회 의원은 지난 17일 제296회 임시회 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 나서 ‘서면중앙시장 상가 일대 도로는 누구를 위한 도로인가’란 제목으로 서면 중앙시장 부속상가 주변 도로에 장기방치된 노상적치물의 심각성과 이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사항과 도로무단점유 적치물방치 변상금 미부과 등 뒷짐 진 부산진구청의 위법행위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백 의원은 “얼마 전 현장에 방문해본 결과 버젓이 도로 위에서 장비를 분해 조립하는 작업과 세척유로 베어링 세척 작업을 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비릿하고 역한 냄새가 사방을 진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1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깨끗하게 재포장된 도로는 벌써 기름 작업, 스프레이(락카) 등의 작업으로 오염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심각성을 토로했다.

이날 토양환경보전법과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사항에 대해 조목조목 문제점을 거론한 백 의원은 “문제는 베어링 등을 세척한 세척유·폐유 등 지정폐기물 처리실적이 전무하다”면서 “세척유는 어디로 처리했는지 모르지만 폐유는 지정폐기물이다. 이를 처리한 결과가 부정확할 시 이는 명백히 폐기물관리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문제점에 대한 감사담당관의 감사를 요청한다고 자유발언을 마무리했다. 이날 5분 자유발언 한 백범기 의원은 전포동과 관련 없는 당감1·2·4동 출신이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전포동 부속상가 상인들이 도로에서 베어링 세척작업 후 정리하는 모습. ⓒ천지일보 2019.10.20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전포동 부속상가 상인들이 도로에서 베어링 세척작업 후 정리하는 모습. ⓒ천지일보 2019.10.20

정작 관할 지역 의원들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포동 부속상가 일대는 민주당 장백산 의원과 한국당 김동효 의원이 관할지역이다.

앞서 장백산 의원은 지난 3월과 7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름때 뭍은 부속들을 옮기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는 추상적인 답변과 “살펴보겠다”는 답변을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단 한 차례도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본 적이 없다”며 “진정서를 주기 위해 통화를 한 결과 ‘집행부(도시정비과)에 제출하면 된다’는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젊고 열심히 한다는 말에 속아 뽑은 것이 후회된다”고도 답했다.

김동효 의원은 “예전에(2014년) 이미 돌아보고 집행부에 요청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비가 쉽지 않은 곳이었다”면서 “꾸준히 정비를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답한 바 있다.

한편 부산진구청은 오는 19일과 20일 전포카페거리 일대에서 축제를 열 계획이다. 하지만 축제가 열릴 일대는 자동차부품 부속상가와 불가 1km 남짓 떨어진 거리여서 우려의 목소리와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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