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7일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영국주재 미 외교관 부인의 차에 치어 목숨을 잃은 19살의 영국 청년 해리 던의 생전 모습. (출처: 뉴시스)
지난 8월27일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영국주재 미 외교관 부인의 차에 치어 목숨을 잃은 19살의 영국 청년 해리 던의 생전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영국 청년 해리 던(19)을 살해하고 미국으로 도주했던 미국 외교관 아내 앤 사쿨라스(42)에 대해 미국이 보호하면서 미국과 영국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쿨러스는 최근 영국에서 SUV 차량을 몰고 역주행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던 던과 충돌했으며, 던이 사망하자 바로 미국으로 가족과 함께 도피했다.

미국 외교관 아내의 도피행동에 분노를 느낀 던의 부모는 몇일 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과 워싱턴 등을 방문했다.

던의 모친인 샬럿 찰스는 “미국인들의 지지를 받아 미국 정부가 옳은 일을 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언론과 정치인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BBC는 16일(현지시간) 던의 부모가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영국 정부의 요청으로 던의 부모와 사쿨라스의 만남을 주선하려 했다”라며 “그러나 던의 부모는 지금 마음의 준비가 안됐다며 사쿨라스와의 만남을 거절했다. 사쿨라스는 바로 백악관 바로 옆방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의 부모는 사쿨라스가 미국이 아닌 영국에 정식으로 송환돼 영국에서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다”라며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쿨라스가 그의 변호인을 통해 이번 사고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BBC는 던의 부모는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사쿨라스를 만나기 위해 주선한 트럼프의 ‘폭탄제안’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숨진 던의 모친 샬럿 찰스는 “교통사고를 낸 범인은 영국으로 송환돼 법의 심판을 받아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사쿨라스의 변호인 에이미 제프리스는 성명서에서 “우리는 이 문제를 개인적으로 처리하고 가족이나 그 대표자들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입장을 표명했다.

샬럿 찰스는 “올바른 일을 하고 당신의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이도록 행동하라”라며 “영국으로 돌아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며 우리는 이의 실현을 위해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외교관 부인 앤 사쿨라스를 영국으로 송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사쿨라스 부인은 미국 정보 공무원의 배우자로서 외교 면제에 의해 보호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 보호는 현재 논쟁의 여지를 지니며 영국 사회를 들끓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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