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대외여건 민감한 韓, 타격 커
2009년 이래 가장 침체기 국면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세계 경제 성장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29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펴낸 ‘무역과 개발 보고서 2019’에 따르면 유엔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3%로 예상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1.7% 성장률을 기록했던 2009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고 경제지표가 경고음을 내는 가운데 유엔에서도 세계경제 침체에 대해 경고를 낸 것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와 한일 무역갈등까지 겹친 데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 피습으로 인해 국제유가 상승까지 터져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당장 내년 전망부터 밝지 않다. 유엔무역개발회의는 2020년 미국과 독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작해 글로벌 경제에도 침체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은 2017년 감세 정책의 효과가 사라져가고 있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스태그네이션을 향해 미끄러져 가는 등 선진국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고 봤다.

세계 경제 관련 지표는 이미 부진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이 집계하는 JP모건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49.5로 4달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2012년 이후 가장 장기간 위축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PMI는 신규 주문, 출하량, 생산, 재고, 고용 등을 설문해 경기 동향을 파악하는 지표로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미국과 중국이 예고한 대로 1일부터 상대국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의 골이 더 깊어지는 양상이다. 사진은 2017년 11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 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예고한 대로 1일부터 상대국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의 골이 더 깊어지는 양상이다. 사진은 2017년 11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 뉴시스)

세계 교역량은 올해 5월 전년보다 0.7% 감소하고 6월에는 1.4% 감소하면서 금융위기(2008년 3분기∼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감소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의 성장세도 둔화하고 있다. 올 2분기 미국의 수출은 1년 전보다 1.7% 감소했고 기업 설비투자도 올 1분기 0.1% 감소한 뒤 2분기 0.7% 증가에 그쳤다.

미국은 투자 붐의 신호가 미약하고, 영국은 노딜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 불확실성이 경제를 짓누르고 있으며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타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주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모두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대외여건에 민감한 한국 경제가 사면초가 위기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국 런던 대법원 앞에서 24일(현지시간)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보리스 존슨 총리의 장기간 의회 정회를 비판하면서 '의회를 다시 열라'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출처: 뉴시스) 2019.09.24
영국 런던 대법원 앞에서 24일(현지시간)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보리스 존슨 총리의 장기간 의회 정회를 비판하면서 '의회를 다시 열라'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출처: 뉴시스)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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