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2019년 2분기 실적. ⓒ천지일보 2019.8.28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2019년 2분기 실적. ⓒ천지일보 2019.8.28

신라, 롯데 매출·영업익 턱밑추격

창이공항 쟁탈전 결과가 큰 영향

연말 예고된 입찰전도 변수 작용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신라의 면세점 1위 탈환이 가시권에 들어온 모양새다. 사드(THAAD)와 매장 축소로 롯데면세점이 휘청이는 사이 신라면세점은 2분기 큰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때문에 조만간 확정될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입찰 여부가 국내 면세점 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27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하루 전 마감된 창이공항 1~4터미널 담배·주류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에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 거버 하이네만(독일) 3개 업체가 참여했다. 기존 사업자인 DFS(미국계)와 CDFG(중국)는 참여하지 않았다. 게다가 세계 1위 업체 듀프리도 불참을 선언하면서 국내 사업자들의 승률이 높아졌다.

위협적인 경쟁자들이 빠졌고 하이네만이 글로벌 6위(3600)라는 점을 고려하면 2위 롯데면세점과 3위 신라면세점이 입찰전에서 유리한 상황이다. 입찰에 성공하면 창이공항 4개 터미널에 있는 18개 매장, 총면적 8519㎡를 2020년 6월 9일부터 6년간 운영하게 된다. 창이공항 면세점 매출은 2017년 기준 약 18억 4000만 달러(약 2조 2316억원)로 인천공항과 두바이공항에 이은 세계 3위 규모다.

최근 싱가포르가 주류면세 기준을 3리터(ℓ)에서 2ℓ로 바꾸고 등 주류와 담배 면세 기준을 축소하면서 이번 입찰구역의 매출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입찰전의 최소입찰금액도 기존 DFS가 내던 것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굵직한 경쟁자들은 불참을 선언한 것. 하지만 롯데나 신라에는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롯데의 경우 지난해 총 13개 해외매장에서 총 24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창이공항을 차지하게 되면 턱끝까지 쫓아온 신라와 격차를 안정적으로 더 벌일 수 있게 된다. 창이공항 2017년 매출의 절반만 확보한다고 해도 1조원가량의 매출을 무난히 확보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기준 롯데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5% 늘어난 1조 509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은 16.3% 성장률을 보이며 매출이 1조 2265억원까지 늘었다. 양사의 영업이익의 간극은 더 좁아졌다. 롯데면세점은 전년보다 45.3% 급감해 712억원을 기록했고 반면 신라면세점은 9.1% 성장해 698억원까지 올라섰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해외영업장에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신라면세점이 이번 창이공항 경쟁에서도 승기를 잡으면 수치상으로만 따져도 내년 연말에는 롯데를 제칠 수 있게 된다. 신라면세점이 2014년부터 창이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면세사업을 운영하고 있던 터라 운영 면에서 롯데보다 고지에 서 있다는 평가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의 최종 낙찰자는 이르면 올해 연말께 발표될 전망이다.

올해 연말 약 13개의 면세 특허가 쏟아져 나온다는 변수도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오는 11월 인천국제공항 총 12개 구역 면세점 중 내년 8월 말 특허권이 만료되는 8개 구역을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정부는 새롭게 변경된 면세사업법에 따라 지난 5월 서울 3곳, 인천과 광주에 각 1곳 등 총 5곳에 추가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역시 11월에 입찰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중 롯데와 신라가 겨룰 수 있는 구역은 신라면세점이 공항에서 운영하던 DF2·DF4·DF6, 롯데가 운영하던 DF3, 신세계가 운영하던 DF7, 신규 시내면세점 3곳 등이다. 여기서 두 업체가 파이를 어떻게 나눠 갖느냐도 내년 업계 지각변동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한국면세점협회가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은 약 2조 149만원으로 다시 2조원을 넘어섰다. 월간 총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5월에 이어 세 번째다. 면세점 이용자수는 411만여명으로 전년 동기 401만명보다 2.4% 증가했다. 면세점 형태별로는 시내면세점이 1조 7043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85%를 차지했고 출국장 면세점이 2632억원, 지정면세점 430억원, 입국장 면세점 41억 8700만원 순이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