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19일 열릴 미・중 정상회담의 핵심의제는 한반도 위기관리와 북핵 문제가 될 전망이다. 미국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간) “이번 정상회담의 최우선 논의사항은 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으며 그 이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 문제는 두말할 나위 없이 이번 행정부 출범 당시부터 중요 이슈였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워싱턴포스트(WP) 및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공동 서면인터뷰에서 6자회담 재개 등 북한 관련 이슈를 최우선 의제로 지정해 답하면서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한반도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후 주석은 인터뷰에서 “중국은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대화와 협의를 통한 평화적 방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기를 원한다”면서 “관련국들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환경들을 창출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후 주석은 또한 “중국은 남북한이 관계를 개선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화해와 협력을 이루고 궁극적으로는 독립되고 평화로운 통일을 실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면서 우회적으로 북한의 핵위협을 꼬집기도 했다.

당초 외교 전문가들은 미・중 양국이 북한 문제와 함께 이란 핵문제, 미・중 군사협력 문제 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양국이 다른 문제는 제쳐놓고 북한 문제를 최대 이슈로 언급했기 때문에 그 밖의 안보 이슈는 이번 협의 채널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대북정책을 둘러싼 시각차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점쳐진다. 우선 북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과 북한 문제에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중국이 이견을 어느 선까지 좁혀갈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특히 그간 북측에 대한 중국의 책임론을 강조했던 미국이 어떤 식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일단, 양국이 한반도 문제를 대화의 궤도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데는 전적으로 동감하고 있는 만큼 소통의 접점이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만일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의 실마리를 풀게 된다면 그 결과물은 ‘남북 대화 및 북미 대화 개최 → 6자회담 재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 대치 상황이 계속되면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안보지형이 요동칠 수밖에 없으므로 미・중 양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억지로라도 대화의 문을 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우리 정부의 난처한 입장이다. 우리 측은 “북한이 비핵화 및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몇 번에 걸쳐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우방국인 미국도 우리와 공동보조를 맞추면서 외형상 ‘명분론’을 채택해 왔다.

하지만 한반도의 냉각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하면서 중국을 등에 업은 미국이 나서서 남북 간 대화를 촉구할 공산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같은 기류에 국제사회의 지지가 보태지면 ‘명분’과 ‘대화’를 둘 다 바라봐야 하는 우리 정부의 근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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