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출처: 뉴시스)
18일 오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출처: 뉴시스)

‘송환법’ 반대 11주째 주말 집회

주최측 전날 이어 ‘평화’ 강조

中 무력개입 명분 사라질듯

[천지일보=이솜 기자]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대규모 시위가 18일 오후 홍콩 도심에서 열렸다.

홍콩의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오후 2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시위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민간인권전선은 당초 빅토리아 공원에서 센트럴 차터로드까지 행진할 계획이었으나 홍콩 경찰은 폭력 시위 우려를 이유로 이를 불허했다.

이날 주최측도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한 듯 평화, 이성, 비폭력을 뜻하는 ‘화이비(和理非)’ 집회라고 강조했다.

홍콩 경찰은 이날 집회에 3천여명의 경찰과 100여 명의 폭동 진압 경찰을 투입했으나 최근 시위 강경 진압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시위대와 충돌을 최대한 피하는 분위기다. 

18일 오후 3시(현지시간) 기준 이날 집회가 지난 1달간에 비해 비교적 평화적으로 진행되면서 홍콩 시위 정국은 다소 안정을 되찾을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6월 초부터 시작된 송환법 반대 주말 시위는 지난달부터 평화 집회 후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극렬하게 충돌하는 모양새다.

지난 주말 시위에서는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여성이 경찰의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하는 등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인한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에 반발한 시위대가 12일부터 이틀간 홍콩국제공항 점거 시위에 나서 979편의 항공편이 취소되는 ‘항공대란’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중국이 홍콩 사태에 무력개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이날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도 홍콩 경계에서 10분 거리까지 전진 배치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송환법 반대 시위는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주최 측과 경찰 모두 최대한 자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홍콩 도심 센트럴의 차터가든 공원에서는 주최 측 추산 2만 2천여명의 교사가 모인 가운데 송환법 반대 운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으며, 오전에 시작된 집회는 오후까지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오후에는 카오룽반도 훙함 지역에서 수천 명의 홍콩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송환법 반대 집회 및 행진이 진행됐으나 물리적 갈등은 빚지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1면 톱 기사 제목으로 ‘최루탄 없는 토요일 밤이 지나가 홍콩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주말 시위가 대체적으로 큰 물리적 충돌이 없던 만큼 중국이 홍콩 사태에 무력으로 개입할 명분이 사라져 첨예한 갈등으로 치달았던 홍콩 시위 상황도 다소 진정할 수 있을지 주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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