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독립운동가 백용성, 잊혀진 100년의 진실’을 주제로 3.1운동 100주년 기념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현응스님이 총무원장 원행스님의 격려사를 대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7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독립운동가 백용성, 잊혀진 100년의 진실’을 주제로 3.1운동 100주년 기념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현응스님이 총무원장 원행스님의 격려사를 대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7

제6대와 7대 교육원장직 수행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최대 종파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지난 10년간(2009~2019년) 교육원장을 맡아 이끌어온 현응스님이 오늘(16일) 임기를 끝으로 물러났다. 제6대와 7대 교육원장직을 수행하면서 그가 종단사에 남긴 발자취 또한 적지 않다. 이에 교육원장 소임을 맡았던 현응스님의 전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라미드 구조의 조계종 조직도만 보자면 교육원장은 총무원장과 포교원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즉 교육원장이란 소위 조계종 3원장으로, 불교계 내에서 덕망이 높아 불자들에게 큰스님으로 존경을 받고 있다.

현응스님은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포교원장 지홍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10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게 됐다. 현응스님은 퇴임사를 통해 “먼저 위로는 늘 교시로서 지침과 하교를 내려주신 진제 종정스님, 그리고 필요한 예산을 적극 지원해 주신 총무원장 원행스님, 무엇보다 저를 교육원장으로 두 번 씩이나 추천해주신 전 총무원장 자승 큰스님께 이 자리를 빌어 고마운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돌이켜보니 2009년 11월 교육원장직에 처음 취임한 이래 ‘승가교육불사’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교육개혁의 업무는 잠시도 쉬지 않고 10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렀다”며 “10년간에 걸친 임무는 끝났지만, 교육 불사는 새로운 차원으로 다시 또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난 10년간 조계종의 교육 불사를 이끌어온 현응스님 체제 교육원이 이룬 성과와 남긴 과제는 무엇일까. 현응스님은 그동안 승가 교육의 백년대계를 세우기 위해 기존의 낡은 제도 등을 하나둘씩 고쳐 나가는 일에 몰두했다.

특히 서당식 교육법에 머물러 있는 승가대학의 교육과정을 혁신해 스님들이 시대정신에 맞는 전법교화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교육원은 또 2011년부터 ‘종단 장학승제도’ 도입, 국내외 교육기관에서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학인스님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안정적으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나 현응스님의 행적이 성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출가 체험 학교’를 비롯해 종단으로 일원화한 ‘행자 교육원’을 마련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평가된다. 또 급변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출가 수행자가 나날이 줄어드는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부분도 교육원의 큰 숙제로 남았다.

또한 임기기간 현응스님은 여신도 성추행 및 유흥업소 법인카드 결재 의혹으로 논란의 도마에 오른 적도 있다. 이에 수년간 개혁을 외친 승려와 재가자들은 집회를 열어 연신 현응스님 퇴진은 외쳐댔다. 그러나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해당 사건을 불기소(혐의없음)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검찰도 지난 6일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히면서 관련 의혹은 일단락됐다.

한편 현응스님은 교육원장 퇴임이후 곧바로 해인총림 해인사 주지를 맡아 교구와 한국불교발전을 위한 새로운 소임을 이어간다.

교육불사를 이어갈 신임 교육원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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