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8월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8월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광복절 맞아 건국훈장 49명·건국포장 28명

생존 애국지사 백운호 선생 1명… 여성 10명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 등 178명이 오는 15일 광복절을 계기로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는다.

13일 국가보훈처는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지난 1919년 4월 경기 화성시에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하다 체포돼 징역 12년을 받은 이봉구(李鳳九) 선생과 광주학생운동의 도화선이 된 박기옥(朴己玉) 선생 등 178명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포상 대상인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49명으로 독립장 1명, 애국장 8명, 애족장 40명 등이며, 건국포장 28명, 대통령표창 101명이다. 이 가운데 생존 애국지사는 백운호(89) 선생 1명이며, 여성이 10명이다. 포장과 대통령 표창 등은 오는 15일 제74주년 광복절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장에서 본인 또는 유족에게 수요된다.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는 이봉구 선생은 3.1운동에 참여하다 체포돼 중형을 받았다. 그는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이 고향이며 서울 순화동의 한 여관에서 고용인으로 일하던 중 3.1운동을 목도하고 바로 고향으로 내려갔다.

그는 1919년 4월3일 수백 명의 시위군중과 함께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해 장안면사무소와 우정면사무소, 우정면 화수리 경관주재소 등을 공격, 파괴하는 데 나섰다. 선생은 화수리 경관주재소에서 일본인 순사를 처단했고 2년 가까이 피신했다가 1921년 1월 서울에서 일제에 체포됐다.

보훈처는 “1910년대 일제 폭압에 가장 격렬하게 투쟁하다 만세운동 사건으로는 이례적이라 할 중형을 받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매일신보 1921년 1월18일자 기사. 이봉구 선생이 1919년 4월 만세시위 당시 순사를 처단하고 도주하였다가 2년 후인 1921년 1월 체포됐다고 보도됐다. (출처: 뉴시스, 국가보훈처)
매일신보 1921년 1월18일자 기사. 이봉구 선생이 1919년 4월 만세시위 당시 순사를 처단하고 도주하였다가 2년 후인 1921년 1월 체포됐다고 보도됐다. (출처: 뉴시스, 국가보훈처)

전남 나주에서 광주학생운동의 도화선이 된 박기옥 선생에게는 대통령 표창이 추서된다. 선생은 1929년 10월 말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 재학 중 등굣길 나주역에서 일본인 학생들에게 희롱을 당해 전민족적 항쟁으로 번진 광주학생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이듬해 1월 시험거부 백지동맹 등 학내 항일시위에 참여했다가 퇴학을 당했다. 선생에 대한 포상은 학적부 등에서 퇴학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뤄졌다.

박기옥 선생이 희롱을 당한데 격분해 일본인 학생들을 응징한 사촌동생 박준채(朴準埰, 1990 애족장), 백지동맹(白紙同盟) 동지 이광춘(李光春, 1996 건국포장) 등은 이미 포상을 받았다. 이번 포상은 선생의 자녀가 받을 예정이다.

광주자고등보통학교생 박기옥(좌)과 동교생 이광춘(우). (출처: 뉴시스, 국가보훈처)
광주자고등보통학교생 박기옥(좌)과 동교생 이광춘(우). (출처: 뉴시스, 국가보훈처)

광복절 중앙기념식에서는 생존 애국지사가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백운호 선생은 항일비밀결사에 참여했다. 1942년 사회 질서와 안전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일본 경찰에 체포돼 고초를 겪는 등 조국 독립에 기여한 공로로 직접 포상을 받는다.

1925년부터 제주청년연합회 집행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1931년 6월 비밀결사에 참여해 활동하다 체포돼 징역 5년을 받은 고(故) 김한정 선생(건국훈장 애국장)은 증손이 포상을 받는다.

또 1920년 7월 프랑스에서 재법한국민회 제2대 회장으로 활동하고 같은 해 9월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독립운동자금을 전달하는 등 조국 독립에 기여한 고(故) 홍재하(건국훈장 애족장) 선생의 자녀도 포상을 받는다.

아울러 1919년 11월 대한민국임시정부 교통사무국 사리원 지국장으로 항일선전문을 배포하고 군자금을 모집하다 체포돼 징역 7개월을 받은 고(故) 제갈관오(건국포장) 선생은 손자가 포상을 받을 예정이다.

보훈처는 이번 포상을 포함해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독립유공자 포상자는 1949년 포상이 시작된 이래 건국훈장 1만 1014명, 건국포장 1308명, 대통령표창 3367명 등 총 1만 5689명(여성 44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보훈처 관계자는 “독립기념관, 국사편찬위원회, 국가기록원, 지방자치단체, 문화원 등 유관기관과 사료수집 등 협업을 활성화하고, 국내외 소장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독립유공자 발굴과 포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나라사랑 정신과 독립정신을 드높이는 노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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