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5

중앙지검 시절 차장검사 3명

나란히 대검 참모로 총장 보좌

윤석열 동기 새 중앙지검장

취임사서 “공정한 경쟁” 강조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새로 구성된 대검찰청 참모진들이 31일자로 대검에 출근하면서 본격적으로 윤석열 총장 시대가 막이 열렸다.

이날 이두봉 대검 과학수사부장과 노정연 공판송무부장 등 검사장급 참모진 7명이 총장 보좌 업무를 시작했다.

특히 이번 참모진 중에서 윤 총장과 함께 대검으로 오게 된 이두봉(55, 25기) 과학수사부장과 박찬호(53, 26기) 공안부장, 한동훈(46, 27기) 반부패·강력부장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서울중아지검에서 차장검사로 윤 총장을 보필하던 인물이다.

세 사람은 대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총선을 앞두고 선거 관련 수사를 지휘할 공안부와 특수수사를 지휘할 반부패부, 그리고 현대 수사에서 빠질 수 없는 과학수사부를 이들이 담당하면서 윤 총장이 취임사를 통해 강조한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 기조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의 선배인 김영대(56, 22기) 서울고검장도 이날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김 고검장은 취임사에서 윤 총장의 취임 일성과 일맥상통하는 공정한 경쟁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는 ‘공정하냐, 공정하지 않느냐’가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며 “기업 간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담합 사건, 중소기업 기술 탈취 사건, 대기업의 협력기업에 대한 갑질 등 아직 다양한 형태로 많이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 건강성을 무너뜨리는 사범에 대해선 엄정히 대응해야 하겠다”고 밝혔다.

또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받는 불신의 원인이 여러 가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데 있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다.

그는 의혹을 남기지 않는 철저한 수사도 당부했다. 김 고검장은 “사건 결정은 언제든 제3의 기관에서 검증받아도 그 결론에 변함이 없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처리할 수 있도록 철저히 해야 한다”며 “다시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꾸려지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고 말했다.

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누리홀에서 열린 제60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누리홀에서 열린 제60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윤 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전국 최대 검찰 조직인 서울중앙지검의 수장인 배성범(57) 검사장도 이날 출근했다. 취임식에서 배 지검장은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질책어린 시선은 여전히 엄중한 것도 사실”이라며 “국민들께 확고한 믿음을 주는 검찰이 되기 위해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에 대한 국민 질타의 상당 부분도 권력의 남용이 초래되기까지 검찰의 역할과 감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보거나, 우리의 업무 처리가 정치적 중립과 사회적 공정의 원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충분한 믿음을 드리지 못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먼저 우리 사회의 높아진 형사사법적 규준을 되새겨 보고, 정치적․사회적․경제적 권력을 부정하게 행사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반칙적 범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사회적 약자 등 민생을 해하는 범죄에 눈감지 않는 검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배 지검장은 오전 8시 54분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근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에 대한 수사 지휘에 대한 질문에 “차츰 현안을 살펴보겠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소윤’으로 불리며 유력한 중앙지검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윤대진(55, 25기) 수원지검장도 이날 취임했다. 윤 지검장은 취임식을 생략한 대신 내부망을 통해 취임사를 밝혔다. 그는 “과거 법치주의는 국가권력이 국민에게 법질서를 지키도록 요구한다는 뜻으로 주로 사용됐다”며 “그러나 본래 법치주의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국가 공권력을 제한하는 원리로서, 이를 통해 국민을 보호하는 데에 그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치의 확립을 법 집행기관이 국민에게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결국 오만과 독선에 빠질 것”이라며 “검찰의 권한을 오로지 국민의 권익 보호를 위해서만 최소한의 범위에서 행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고검검사급 검사 620명, 일반검사 27명 등 검사 647명에 대한 인사를 다음달 6일 자로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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