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누리홀에서 열린 제60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누리홀에서 열린 제60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31일 취임식서 검찰 역할 강조

“선거범죄·경제범죄 막아야”

“민생범죄 눈 감지 않는 검찰”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배섬범(57, 사법연수원 23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첫 출근하며 업무를 시작했다. 배 지검장은 취임사에서 “반칙적 범죄 수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59) 검찰총장과 동기인 배 지검장은 31일 전국 최대 검찰 조직인 서울중앙지검의 수장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이날 오전 열린 취임식에서 배 지검장은 “지난 2년여의 기간을 검사장으로 계시면서 탁월한 경륜과 리더십으로 국가적 현안 사건 수사를 이끌어주신 윤 총장께 각별한 경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배 지검장은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질책어린 시선은 여전히 엄중한 것도 사실”이라며 “국민들께 확고한 믿음을 주는 검찰이 되기 위해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에 대한 국민 질타의 상당 부분도 권력의 남용이 초래되기까지 검찰의 역할과 감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보거나, 우리의 업무 처리가 정치적 중립과 사회적 공정의 원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충분한 믿음을 드리지 못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먼저 우리 사회의 높아진 형사사법적 규준을 되새겨 보고, 정치적․사회적․경제적 권력을 부정하게 행사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반칙적 범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사회적 약자 등 민생을 해하는 범죄에 눈감지 않는 검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반칙적 범죄 예로 배 지검장은 ▲선거범죄 ▲공적 영역 부패와 비리 ▲각종 부정·탈법으로 국가 재정 손실 초래 ▲공정 경쟁 저해하는 범죄 행위 ▲소비자 신뢰 악용 범죄 ▲ 국민 생명과 안전 보호하기 위해 합의된 법적 절차 도외시하는 범죄 등을 꼽았다.

배 지검장은 “우리 검찰은 사회공동체의 공공적 가치를 파괴하는 이런 반칙적 범죄에 우리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다만 “중소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대내외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중죄필벌(重罪必罰)’ ‘경죄관용(輕罪寬容)’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기계적인 법적용에 따른 형식적 결론 도출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사건의 실체를 고민하고 사안의 경중과 성격에 상응하는 검찰권 행사로 그 과정 및 결과에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국민들이 피해를 적극 호소하거나 공정한 법 집행을 요구할 때 그에 대한 응답이 지연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우리의 시선과 자세를 낮춰 국민들과 사건관계인의 얘기를 듣고, 이를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살펴 정의가 지체되지 않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배 지검장은 오전 8시 54분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근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에 대한 수사 지휘에 대한 질문에 “차츰 현안을 살펴보겠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