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포스터. (제공: CJ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생충 포스터. (제공: CJ엔터테인먼트)

[천지일보=이솜 기자] 영화 ‘기생충’이 베트남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와 맞먹는 수준으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반면 중국에서는 석연찮은 이유로 상영이 취소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CJ엔터테인먼트 베트남법인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베트남에서 선보인 이 영화는 현지에서 승승장구하며 기록을 갈아치웠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해 11일 만에 매출 195만 달러(약 23억원)를 돌파, 종전 베트남 개봉 한국 영화 최대 흥행작인 ‘부산행’ 매출 186만 달러(약 22억원)를 초과했다. 이어 현재 관객 100만명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베트남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이 아니고서야 해외 영화가 관객 100만명을 동원하기가 쉽지 않다. 현지 영화도 100만 관객은 쉽지 않다.

덕분에 ‘기생충’은 베트남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처음으로 1개월 이상 상영하게 됐다. 매출도 300만 달러(약 3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2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기생충’의 상영이 돌연 불허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생충’은 전날 중국 서북부 칭하이성의 성도 시닝시에서 열린 시닝퍼스트청년영화제의 폐막식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술적 이유’로 하루 전에 취소됐다.

주최 측이 ‘기술적 이유’를 내세웠지만 검열 과정에서 빈부격차를 드러낸 영화 내용이 문제 됐을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타임스도 ‘기술적 이유’는 중국 관리들이 가장 흔하게 쓰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실례로 중국의 전쟁 영화 ‘800’도 지난달 제22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할 예정이었으나 ‘기술적 이유’ 때문에 일정이 취소됐다.

1930년대 항일전쟁 때 국민당 군인들의 활약상을 그린 것이 취소된 실제 이유로 알려졌다. 이 영화는 아직 개봉 일정 조차 정하지 못했다.

이 외에도 중국 영화 3편의 개봉이 최근 한 달 사이 취소됐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영화나 드라마 등 콘텐츠에 대한 통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기생충’ 상영이 취소됐다는 소식에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이용자들은 “또 ‘기술적 이유’라고?” “중국이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데 걸핏하면 기술적 문제가 생기냐?”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CNN은 잇따른 중국 내 영화 개봉 취소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영화 시장에 불확실성을 안겨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현재 박스오피스 시장 규모로는 미국에 이어 2위다. 내년에는 2위다. 내년에는 2천억 위안(34조 3400억원)의 점유율로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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