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중 유교문화 교류로 동북아시아 화합 꿈꾸는 조선족 3세
[인터뷰] 한중 유교문화 교류로 동북아시아 화합 꿈꾸는 조선족 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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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자문화센터 박홍영 총재는 한국공자학당 회장, 한국제노문화촉진회 회장, 성균관 유도회 총본부 부회장을 맡고 있다. 박 총재가 공자학당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6
한국공자문화센터 박홍영 총재는 한국공자학당 회장, 한국제노문화촉진회 회장, 성균관 유도회 총본부 부회장을 맡고 있다. 박 총재가 공자학당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6

한국공자문화센터 박홍영 총재

“중국 정부 공식 인가 받고 한중 유교문화의 교두보 역할

학문‧연구활동 넘어 탐방‧경제활동으로 현대인에게 다가가

참여 청년‧대학생이 공자육예 알고 실천하니 보람 느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만주벌판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 그대로 정착해야 했던 조선족. 조선족 3세로 독립운동가였던 할아버지의 땅인 한국에 와서 중국과 한국의 화합을 위해 나섰다며 유교문화를 전파하는 이가 있다. 그는 중국에 한국 유교를 소개하고, 한국에는 중국 유교를 소개를 하며 민간차원에서 양국 문화교류를 돕고 있었다. 그는 유교문화로 동북아시아권은 하나로 화합할 수 있다고 봤다.

한국공자문화센터의 박홍영 총재다. 그를 지난 22일 서울 잠실의 석촌호수 인근에 자리한 한국공자문화센터에서 만날 수 있었다. 다소 이름이 생소한 한국공자문화센터는 중국의 유교문화와 한국의 유교문화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단체다. 하부 기관으로 운영되는 공자학당은 중국 정부의 공식 인가를 받은 단체다. 중국은 유교문화 전파를 위해 2014년 중국에 제1호 공자학당을 개원했고, 현재 중국 내에는 2000여개의 공자학당이 있다. 세계적으로는 22개국에 공자학당을 세웠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서울과 충북 제천향교, 충남 아산 온양향교 등 세 곳에 설치돼 있다.

한국공자문화센터에서는 특히 학문‧문화적 교류차원을 넘어서 일자리 창출과 탐방‧관광 등 유교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다소 고리타분하게 여길 수 있는 유교를 일상에서 더 많은 현대인들이 접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중국 중앙정부의 종신직책을 갖고 있는 공자의 77대 종손녀 공덕무(103, 왼쪽에서 두 번째)와 한국공자문화센터 박홍영(왼쪽에서 첫 번째) 총재가 공덕무 옹에게 퇴계 이황 선생 후손과 공자 후손 사이에 백년 간 서신교환한 내용이 기록된 '도산공부 교환문적'을 증정하고 있다. (제공: 한국공자문화센터) ⓒ천지일보 2019.7.26
중국 중앙정부의 종신직책을 갖고 있는 공자의 77대 종손녀 공덕무(103, 왼쪽에서 두 번째)와 한국공자문화센터 박홍영(왼쪽에서 첫 번째) 총재가 공덕무 옹에게 퇴계 이황 선생 후손과 공자 후손 사이에 백년 간 서신교환한 내용이 기록된 '도산공부 교환문적'을 증정하고 있다. (제공: 한국공자문화센터) ⓒ천지일보 2019.7.26

사실 우리나라 유교 인구는 문화체육관광부 발간 ‘2018년 한국의 종교현황’ 자료에 따르면 7만 5703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0.15%에 그친다. 한국 종교 내에서도 고작 0.35% 정도다.

이 때문에 박 총재는 유교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고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교문화로 몇 년 동안 교류‧학술대회를 진행하면서 느낀 게 있다. 우리 전통문화는 유교문화인데 유교가 활성화 되지 않고 오히려 다른 문화가 더 많더라는 것이다. 유교라고 하면 ‘옛날 것’ ‘오래된 쓰지 못할 현실에 안 맞는 문화’라는 생각을 하면서 많이 퇴색돼 가는 추세더라. 이걸 우리가 다시 부흥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게 가장 필요한 생각이다. 옛날처럼 어른들이 시키는 것을 그냥 따라 하는 게 아니라 현대문화에 맞게 아이템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현재 한국공자문화센터는 기존 유교를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유학문화와 유교인들의 경제 교류를 뜻하는 유상문화를 쌍두마차로 한다. 유학문화와 관련해 하위 개념으로 한국공자학당, 한국공자연구원, 한국맹자연구원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유상문화와 관련해서는 중국 현 산동지역인 제‧노(齐‧鲁)문화 부흥을 위한 한국제노문화촉진회와 양국 간 글로벌 인재를 양육하는 공명국제인재개발원이 하부 조직으로 갖춰져 있다.

공자가 유가사상(儒家思想)을 창시해 중국사회의 가치관에 초석을 마련했다면, 제노문화는 중화문화에 대해 큰 영향을 끼쳤다. 맹자, 장자, 손자, 묵자, 노반 등은 당시 제노 양국이 중화문명의 여러 방면에서 공헌하도록 한 대표적 인물로 평가된다.

한국공자문화센터 박홍영 총재는 한국공자학당 회장, 한국제노문화촉진회 회장, 성균관 유도회 총본부 부회장을 맡고 있다.  박 총재가 센터 건물 지하에 있는 박물관에서 전시 물품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6
한국공자문화센터 박홍영 총재는 한국공자학당 회장, 한국제노문화촉진회 회장, 성균관 유도회 총본부 부회장을 맡고 있다. 박 총재가 센터 건물 지하에 있는 박물관에서 전시 물품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6

박 총재는 양국 간 유교문화 교류를 위해 양국 성지 탐방 등을 수십 차례 진행했다. 그는 “유교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며 “특별히 청년, 대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공자육예를 알고 실천하는 내용들이다. 그런 데서 큰 보람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현재 박 총재가 회장으로 운영하고 있는 공자학당은 순수 공익사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자금을 지원 받는 것도 없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공식 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에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4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공자학당의 운영과 관련해 “여기는 선생이 없다”며 “어린아이라 하더라도 여기에 오면 서로 배우는 것이고 이게 우리가 이해할 점이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자꾸 누군가를 가르쳐 주려고 한다. 자기는 잘 못하면서도 말이다”며 “공자 때에도 그런 일이 있었고, 공자는 ‘인생의 본질은 태어나면서부터 자꾸 누굴 가르쳐 주려고 한다’고 말하셨다. 이 세상은 와서 서로 배우는 것이라는 뜻을 알면 (유교문화가) 지금의 현실에 맞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박 총재는 “우리는 항상 겸손한 자세로 배운다는 생각으로 공자 선생 모시고 바른 생활을 하면 되는 것”이라며 “이게 유교문화다”라고 소개했다.

박 총재는 원래 기업인이기도 하다. 중국 하얼빈에서 태어난 박 총재는 현지에서 폴리에스테르 업체를 운영했고, 최근에는 농촌 정화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그는 기업 운영과 유교문화 전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원래 기업인이기 때문에 기업을 운영하고 있지요. 그런데 지금은 대부분 시간을 여기(한국공자문화센터)에 퍼붓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기업도 문화가 있어야 오랜 생명력을 가진 기업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문화가 없다면 가다가 일순간 멈추게 돼 있죠. 그래서 일단은 문화가 제일 중요하고, 한쪽으로는 기업도 해가는 것이지요. 지금은 문화 생활에 대부분 참여하고 있습니다.”

중국유교전문가들이 한국유교를 견학차 성균관 명륜당을 방문한 모습. (제공: 한국공자문화센터) ⓒ천지일보 2019.7.26
중국유교전문가들이 한국유교를 견학차 성균관 명륜당을 방문한 모습. (제공: 한국공자문화센터) ⓒ천지일보 2019.7.26

그는 자신이 태어난 중국 하얼빈의 조선족 마을의 폐교 직전인 학교에 공자학당을 세워서 폐교를 막았다고 말했다. 조선족 뿐만이 아니라 다른 민족 학생들도 올 수 있도록 하나의 문화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현재 조선족 마을의 80~90%가 폐쇄됐고, 폐교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족들의 이주로 수요가 감소해 학교가 폐교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사라져가는 조선족 마을을 생존시키기 위해 고향인 흑룡강성에 민속박물관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사라질 마을도 문화가 있다면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를 모르니 남는 게 없고, 기록에 없으니 그 사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르게 된다”며 “문화는 인류의 혼이다. 역사를 계속 계승하고 기록에 남길 수 있는 게 바로 문화다”고 힘을 줘 말했다.

서울시 송파구에 자리한 한국공자문화센터는 지하 박물관과 2층 공자학당, 3층 유교문화 체험실과 전시실, 신라방송국, 미래 인재양성과 문화체험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한국공자학당은 한중 유교문화 교류 사업으로 한중유학 학술회의 유치 및 한중 유교문화 교류를 지원, 한중 유학생 상호 간 한중문화 교류 활동을 지원한다. 유학교육 연수사업으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학경전 강좌교육 ▲유학문화 유적지 탐방 ▲글로벌 인재양성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양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공자문화센터는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인턴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하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한중 문화와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센터를 찾은 이들이 보관을 했다가 20년 후에 찾을 수 있는 ‘공자와인실’도 있다. 그밖에 각국 문화 체험이 가능한 오픈된 공간들이 있다. 공자문화센터는 이러한 공간들을 활용해 유교문화를 전파하는 데 힘쓰고 있다.

한국유림단체가 중국유교를 견학하는 모습. (제공: 한국공자문화센터) ⓒ천지일보 2019.7.26
한국유림단체가 중국유교를 견학하는 모습. (제공: 한국공자문화센터) ⓒ천지일보 2019.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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