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가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받을 시 고소득·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소득에 제한을 두기로 했다. 전세대출을 통한 부동산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이르면 9월 말부터 늦으면 10월 초부터 부부가 연간 7000만 원 이상을 버는 가구와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자격 제한을 강화한다. 무주택자의 경우엔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전세대출 보증을 받을 수 있다. 사진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18.8.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DB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주택 매매거래가 줄어든 대신 전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세자금 대출 잔액이 4월 말 100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02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92조 5천억원보다 9조 5천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대출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세 대출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16년 말 52조원이었으나 전셋값 상승세 속에 2017년 말 66조 6천억원으로 늘었다. 작년 말에는 대출 규제에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며 전세로 수요가 몰려 대출 잔액이 더 커졌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 5곳으로 좁혀 보면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올해 4월 말 68조 4901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 3371억원 증가한 바 있다. 이는 전세 거래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전국 주택 전세거래량은 31만 5천호로 작년 4분기 29만호보다 2만 5천호 늘어났다. 한은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0.25% 인하함에 EK라 전세 대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한은이 2015년 6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내리자 6대 은행의 전세 대출이 그 해 7∼8월 1조원 넘게 급증한 바 있다. 또 이듬해 6월에 금리를 다시 연 1.25%로 인하하자 8월 한 달간 전세 대출 잔액이 1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전세자금 대출은 증가하는 반면 임대 가구의 보증금 반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다. 2012년 3월부터 2018년 3월 사이 임대 가구의 보증금은 연평균 5.2% 늘었으나 이들의 금융자산은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은 늘었지만 언제든 돈을 뺄 수 있는 금융자산은 그만큼 늘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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