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과 재개발지역 교회 목회자들이 6일 정부의 재개발정책 시정과 교회차별 철폐를 위한 시국기도회 후 거리행진을 펼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정부에 ‘택지개발촉지법 폐지·종교시설 행정차별’ 시정 촉구
이광선 목사 “한기총, 선을 행하라” 교권주의 지적·개혁 요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뉴타운 붐이 일면서 전국 1270여 개 재개발지역에서 1만 2000여 곳의 교회가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비롯한 전국 재개발지역 교회 목회자들이 반정부투쟁을 벌이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한기총 재개발문제대책위원회(위원장 서경석 목사)는 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잘못된 재개발정책의 시정과 교회차별 철폐를 위한 시국기도회 및 거리행진’을 가졌다.

이들은 정부를 겨냥해 가난한 사람을 쫓아내고 서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하고, 교회를 포함한 종교단체에 대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행정차별 정책을 즉각 시정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기총 이광선 대표회장은 “전국 재개발지역 내 1만 2000여 곳의 교회가 무너지고 종교단체들이 사라지는 것을 보니 현 정부에 대해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며 “자기들의 입신양면을 위해 인권을 말살하는 사회현상들을 보니 소돔의 시대를 생각나게 한다. 참 안타깝고 비통한 심정이 든다”면서 현 정부의 무책임한 재개발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이 대표회장은 한국교회를 향해 “정치하는 사람뿐 아니라 목회자들, 큰교회 작은교회 사람들 모두 악을 버려야 한다”며 “사회의 비판에 탓할 것이 아니다. 교회에서 목회자들이 서로 싸우고 한국교계에 팽배한 교권주의·교단 이기주의 등의 악을 버려야 한다”면서 한국교회의 회개를 촉구하는 탄식의 소리를 쏟아냈다. 

이어 그는 “선을 행하지 않는데서 문제가 있다. 정치인이나 교회지도자들도 선을 행해야 한다. 특히 저를 비롯한 한기총 지도자들은 선을 배우고 선을 행해야 한다”고 말해 한기총 내 목회자들 간 교권 싸움이 일어나고 있음을 시인하며 한기총의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대표회장은 “학대받는 자를 도와야 한다. 이번 기도회를 계기로 종교시설과 가난한자들이 내몰리지 않는 그런 정책이 펼쳐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서경석 목사는 “전국의 뉴타운지역의 주민 85%가 쫓겨나고 있다. 이는 교회 목회자들도 형편은 마찬가지”라며 그 예로 “김포 한강 신도시의 경우 74개의 교회 중 단 2개만 있고, 또 인천 뉴타운 루원시티에서는 68개의 교회 중 3개만 남아있다”면서 재개발정책으로 전국의 교회들이 초토화되고 있는 실정을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서 목사는 “한국교회가 교회만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니다. 재개발 과정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쫓겨나면 교회도 함께 쫓겨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며 “보수 기독교인 한기총이 무조건 정부편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정부에 부담을 줄까봐 가난한 사람의 고통을 외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한국교회는 고통 받는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 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교회가 바라는 개발은 가난한 사람과 부자가 함께 살 수 있는 개발, 원주민 재정착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개발이요 ‘도시재생형’ 개발”이라며 “교회가 나서서 잘못된 정부 정책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를 향해 ‘택지개발촉진법’ 등 현행 개발악법들을 전면 폐지할 것과 개발과정에서 주민의 재산권과 인권을 존중하고, 모든 재개발과정에서 힘없는 서민들과 종교단체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교회가 가장 반발하는 이유는 행정의 차별정책으로 재개발지역 내에서 교회가 설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주민에게는 조성 원가의 80%로 택지를 분양하면서도 종교시설과 유치원(보육시설)에는 조성원가의 100%로 분양하는 차별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1000여 명의 목회자들은 시국기도회를 연 뒤 백주년기념관을 시작으로 한기총 앞, 향군회관사거리, 종로4가, 종묘까지 거리행진을 펼치며 반정부투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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