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개통헌의 앞면 모체판과 성좌판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6.27
혼개통헌의 앞면 모체판과 성좌판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6.27

‘강산무진도’ 등 9건도 지정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조선의 천문시계인 ‘혼개통헌의’가 보물로 지정됐다.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 등 고려~조선 시대 회화와 불교문화재, 전적, 초기 철기 시대 거푸집과 청동거울, 통일신라시대 도기(陶器) 등 9건도 보물로 지정됐다.

26일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에 따르면, 보물 제2032호 ‘혼개통헌의’는 해시계와 별시계를 하나의 원판형 의기(儀器, 천체의 운동을 관측하는 기구)에 통합해 표현한 천문 관측 도구로,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알려진 제작 사례이다.

중국을 통해 전래된 서양의 천문시계인 아스트롤라베(Astrolabe)를 실학자 유금(柳琴, 1741~1788)이 조선식으로 해석해 1787년(정조 11년)에 만든 과학 기구다. 이 유물은 1930년대 일본인 토기야(磨谷)가 대구에서 구입해 일본으로 반출했으나, 2007년 고(故) 전상운 교수의 노력으로 국내에 환수된 문화재다.

보물 제2025호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는 1740년(영조 16년)에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제석도(帝釋圖), 현왕도(現王圖), 아미타불도(阿彌陀佛圖)와 함께 조성돼 대둔사에 봉안됐던 작품으로, 이 중 삼장보살도만 유일하게 전해오고 있다.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6.27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6.27

보물 제2026호 ‘김천 직지사 괘불도’는 1803년(순조 3년)에 제작된 괘불로, 현재까지 알려진 19세기 괘불 중 시기가 가장 빠르고 규모도 가장 크다. 머리에 보관(寶冠)을 쓴 보살형 본존이 양손으로 연꽃을 받쳐 들고 정면을 향해 당당하게 서 있는 독존 형식의 괘불도이다.

보물 제2027호 ‘도은선생시집 권1~2’는 고려 말 문인 도은(陶隱) 이숭인(李崇仁, 1347~1392)의 문집 5권 가운데 권1~2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금속활자로 간행한 것이다. 권근이 서문을 쓴 연도가 1406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조선 개국 이래 최초의 금속활자인 계미자(癸未字)가 주조된 1403년에서 오래되지 않은 시기에 인출된 것으로 보이며, 계미자본 인출 시 주로 주석의 글자로 사용된 계미자 중자(癸未字 中字)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보물 제2029호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는 18세기 후반~19세기 초 궁중화원으로 이름을 떨친 이인문(李寅文, 1745~1821)이 그린 것으로 총 길이 8.5m에 달하는 긴 두루마리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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