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보좌관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보좌관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해결을 위한 중동평화안을 구상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단계로 팔레스타인 등에 대한 투자 장려를 골자로 한 경제계획이 윤곽을 드러냈으나, 팔레스타인은 정치적 문제가 먼저 논의돼야 한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미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팔레스타인과 지역의 보다 나은 미래 구축을 돕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인 ‘번영을 향한 평화(peace to prosperity)’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미국 백악관이 이미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중동평화계획 중 경제계획을 먼저 발표했다. 팔레스타인의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등 중동 지역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방안 등이 포함됐다.

이번 중동 혁신 경제계획에는 6월 25일과 26일 양일간 바레인 마나마에서 경제 워크숍을 개최해 전 세계 기업가와 재무장관 등이 중동에 대한 투자 촉진과 관련해 전략을 논의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경제계획은 쿠슈너 선임보좌관과 제이슨 그린블랫 백악관 중동특사가 주도해 만든 ‘번영을 향한 평화’ 프로젝트에 대해 백악관은 팔레스타인의 경제적 잠재력과 삶의 질 향상, 거버넌스 개선 등 분야에 대한 구상으로 구성돼 있으며 향후 10년에 걸쳐 500억 달러(약 58조 175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동 경제 평화안’ 58조원 프로젝트를 통해 팔레스타인 지역에 국내총생산(GDP) 배가,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한 자리 숫자로의 실업률 감소, 빈곤율 50% 감소 등을 이뤄내겠다고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는 것이다.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팔레스타인은 너무 오랫동안 과거의 비효율적인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며 “‘번영을 향한 평화’는 팔레스타인과 지역의 보다 밝고 번영하는 미래를 위한 프레임이다”고 전했다.

BBC 등 외신들은 미국은 50억 달러를 투입해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인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도로망과 약 10억 달러의 재원으로 팔레스타인 관광 섹터를 구축하는 방안도 포함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275억 달러를 비롯해 이집트(91억 달러), 요르단(74억 달러), 레바논(63억 달러) 지역에 10년간 분산 투자된다. 건강의료, 교육, 전력, 상수도, 관광, 하이테크 기술에도 투자된다. 또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고속철도 서비스를 포함한 현대식 교통망을 연결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미국의 이러한 경제계획을 거부했다고 BBC는 전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인 하난 아쉬라위는 트위터에 “미국은 장미빛 프로젝트보다 먼저 가자지구 봉쇄를 풀고 우리의 땅, 자원, 자금에 대한 이스라엘의 도둑질을 멈춰라”고 강조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파타 정파 회의에서 “경제 상황이 정치적인 것보다 먼저 논의돼서는 안된다”며 미국 주도의 바레인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 관계자는 “경제적 안정과 기회가 없으면 평화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워크숍에서는 경제계획에만 중점을 둘 것”이라며 “팔레스타인의 경제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만 있다면 그들은 번영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미국의 경제계획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 대변인인 나빌 아부 루데이네는 “백악관의 중동경제 프로젝트는 쓸데없는 계획이다. 정치적 부분이 빠진 경제계획은 아무것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며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포함하지 않는 어떠한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팔레스타인의 강경한 태도에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주도한 ‘팔레스타인 500억 달러(약 58조) 투자 지원 프로젝트가 실현될 지는 미지수이다.

‘평화를 향한 번영’이라는 제목의 프로젝트는 25~26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리는 ‘경제 워크숍’에서 공식 논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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