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반도 상황이 최근 전쟁위기 국면에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의 막후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30일 보도했다.

최근 북한이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한국도 6자회담 재개 의사를 보이는 등 새로운 대화 국면이 조성되고 있는데, 이는 한국의 자세 변화보다는 중국이 막후에서 북한을 설득한 데 힘입은 바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평가했다.

진찬룽(金燦榮) 중국 런민(人民)대학교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이) 2주 전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그의 태도가 매우 심각해서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강하게 노력했다"며 중국의 영향력이 "분명히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애초 연평도 포격사건 직후 북한에 대한 비난을 거부하고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한국 입장을 선뜻 수용하지 않았으나, 이제 입장을 급선회한 것.

이러한 태도 변화는 북한의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중국 내에서 북한의 도발로 전쟁과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결과로 보인다.

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내년 1월 방미를 앞둔 중국 입장에서 미국 등과의 관계를 '불편한 동맹국'인 북한이 망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FT는 전했다.

정치외교분쟁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스테파니 클라인 알브란트 동북아 국장은 "(포격사건) 직후 중국은 서해에서 충돌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미국의 개입에 초점을 맞췄다"며 "그러나 긴장이 고조되면서 충돌 위험성에 더 집중하게 된 중국이 미국의 개입을 받아들이고 북한에게 과잉대응하지 말라고 요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북한의 공격으로 인내심이 고갈된 한국이 군사훈련과 강경한 발언으로 북한을 도발하려는 것 같으며, 여기에 북한이 대응하면 한국과 미국이 파 놓은 함정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논리로 북한 측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이 한국의 대화 재개 의사 등으로 한 숨 돌리기는 했지만 갈등 해결까지는 아직 남은 길이 먼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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