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의원 등 7명 캄보디아서 국경침입 혐의로 붙잡혀

(방콕=연합뉴스) 캄보디아 군당국이 국경지대에서 태국 여당 의원 등 태국민 7명을 체포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양국 간의 국경분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0일 태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여당인 민주당의 파니치 위키츠렛 의원과 친정부 세력인 '옐로 셔츠' 회원 등 7명은 캄보디아와 국경 분쟁을 빚고 있는 지역인 태국 동부 사 깨오에서 29일 토지 측량작업을 하던중 캄보디아군에 의해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됐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이들은 캄보디아 영토 내에서 태국 영토 측량작업을 하고 있었으므로 캄보디아는 이들을 체포할 권리가 있다"며 "이들은 30일 수도 프놈펜으로 호송돼 재판을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훈센 총리는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가 캄보디아 사법체계를 이해하길 바란다"면서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체포된 파니치 의원은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 등을 통해 "캄보디아군이 사 깨오의 농지를 한 달 이상 무단 침입하고 있다는 현지 농민들의 민원을 접수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갔다"면서 "태국 영토내에서 토지를 측량하다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아피싯 총리는 사건 발생 직후 훈센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태국인의 석방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태국 정부는 현재 국경수비대의 고위 간부들을 동원해 캄보디아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캄보디아 국경은 캄보디아 내전 당시 국경지대에 지뢰가 다량 매설됐다는 등의 이유로 지금까지 완전히 획정된 적이 없어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08년 7월에는 유네스코가 양국 접경지대에 있는 11세기 힌두교 사원 프레아 비히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면서 이 일대 영유권을 둘러싸고 양국이 여러 차례 충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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