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남부 부셰르 원전을 방문하고 있다. 17일 이란은 이 부세르 원전에서 곧 우라늄 농축 수준을 현 3.67%에서 5%로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출처: 뉴시스)
2015년 1월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남부 부셰르 원전을 방문하고 있다. 17일 이란은 이 부세르 원전에서 곧 우라늄 농축 수준을 현 3.67%에서 5%로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출처: 뉴시스)

악화하는 중동정세

이란 “곧 우라늄 저장한도 넘겨”

美 “이란 위협 방어 위해 파병”

유조선 피격 이어 대립 격화

[천지일보=이솜 기자] 최근 오만해에서의 잇단 유조선 피격 사건으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이란이 서방국과 체결한 핵합의 중 일부를 파기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미국은 즉각 중동에 1천명 추가 파병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 수위가 날로 고조되고 있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은 1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중동에서의 공중, 해상, 지상 기반 위협에 대처하는 방어적 목적에서 1천여명의 추가 병력 파견을 승인했다”고 밝혔다고 AFP,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섀너핸 장관 대행은 “최근 이란의 공격은 미국인과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이란군 및 그들의 대리 집단의 적대적 행동에 대해 우리가 수집한 믿을만하고 신뢰할만한 정보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달 24일에도 ‘이란 대응’을 내세우며 중동에 약 1500명의 병력을 추가로 보내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번에 1천여명이 가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추가 파병 성명은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정한 핵 프로그램 감축·동결 의무를 일부 지키지 않았다고 발표한 지 몇 시간 뒤에 나왔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열흘 뒤인 27일이 되면 핵합의에 따라 지금까지 지킨 저농축(3.67%) 우라늄의 저장한도(300kg)를 넘기게 된다”라고 밝혔다.

이란은 2015년 7월 미국 등 주요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우라늄을 3.67%까지만 농축할 수 있고, 저장 한도량도 300kg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핵합의에 서명했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부셰르 경수로의 연료로 5% 농도 농축 우라늄과 테헤란 연구용 원자로에 쓰기 위해 20% 농도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라면서 농축 우라늄의 ‘농도 제한’도 넘길 수 있다고 시사했다. 

NYT는 “만약 이란이 핵합의에서 정한 한도를 어기게 된다면 이란은 1년 안에 핵폭탄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물질을 충분히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은 특히 핵합의 파기 ‘경고’를 하면서 유럽국의 협조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미국이 자신들에게 부과한 경제 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유럽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핵합의를 어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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