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지난 4일 경기도 용인읍 포곡읍 영일도방  ‘꿈꾸는 도자 예술가’ 꿈의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6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지난 11일 경기도 용인읍 포곡읍 영일도방 ‘꿈꾸는 도자 예술가’ 꿈의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6

도자작품 만들고 성취감 느껴

감성·지능 자극 ‘창조적 사고’

공방, 마을주민 등 함께 시작

아이들 문제해결과 협동심 ↑

지속해서 안정적 운영 목표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힘들면 쉽게 포기해서 성취감을 느낀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작품을 만들고 바자회를 열어 누군가를 돕는 과정에서 가족과 친구, 선생님들과 함께 기뻐하게 됐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계속하고 싶다는 도전의식이 생겼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운영하는 꿈의 학교 과정 중 ‘꿈꾸는 도자 예술가’ 심화반에서 2년째 도예를 배우고 있는 포곡초등학교 백하린(13)양. 그는 도예를 배우며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이같이 밝혔다.

백양은 “끈기를 가지고 만들며 친구들과 회의도 하고 배려하고 양보하며 작품을 만들다 보면 때론 실패도 한다. 그러나 작품을 완성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다른 일도 포기하지 않고 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지난 6월 4일 경기도 용인읍 포곡읍 영일도방  ‘꿈꾸는 도자 예술가’ 꿈의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6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지난 11일 경기도 용인읍 포곡읍 영일도방 ‘꿈꾸는 도자 예술가’ 꿈의 학교에서 한 학생이 작품을 만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6

6월의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기자는 지난 5월 1일 개교한 경기도 용인 포곡읍에 있는 영일도방을 찾았다. 학생들은 수업에 진지한 모습으로 참여하면서도 자신들의 작품을 보고 ‘와~!’하며 감탄하기도 했다.

흙을 만지면 아이들의 감성과 지능이 풍부해진다. 흙이야말로 학습지보다 아이들의 창조적인 사고를 몇 배로 길러준다는 흙 예찬론자들도 있다.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은 ‘처진구’라고 불렸을 정도로 난개발과 취약계층이 많았다. 이에 문화를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포곡중학교(교장 류성림)와 지역아동센터, 도자공방, 마을 이장, 어머니방범대장 등 지역 주민 10명이 나서 마을과 함께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들은 3년전 농촌 학생들의 순수 예술 잠재성을 도자문화로 진로 역량을 강화시킨다는 공통된 목적을 갖고 ‘전대6리 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엔 포곡중학생과 전대리에 사는 학생 30여명을 인솔해 ‘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견학하면서 시작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가 모이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는 계기가 돼 ‘경기 꿈의 학교’를 운영하게 됐다.

지난 5월 1일 경기도 용인 포곡읍 영일도방 ‘꿈꾸는 도자 예술가’ 꿈의 학교 개교식에서 학생들과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영일도방) ⓒ천지일보 2019.6.16
지난 5월 1일 경기도 용인 포곡읍 영일도방 ‘꿈꾸는 도자 예술가’ 꿈의 학교 개교식에서 학생들과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영일도방) ⓒ천지일보 2019.6.16

영일도방 도예가 조영일 교장은 “‘꿈꾸는 도자 예술가’ 꿈의 학교가 아이들을 도예가로 키우겠다는 목적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며 “따라서 평가를 하지 않는다. 흙을 만지고 놀면서 구워져 나오는 과정을 보고 깨지는 그릇은 왜 깨질까 생각하게 하는 수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과정을 배우며 공동 작업을 하다 보니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인정하게 되고 협동심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또 “‘흙을 만지면 집중력이 얼마나 될까’라는 논문 발표 결과도 있듯이 까부는 아이들도 흙을 만지는 동안엔 집중력을 보인다”며 “도예수업을 통해 문화와 예술, 환경이 어떻게 융합할 수 있는지를 체험하고 실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꿈의 학교 도예 수업은 결과보다 과정 속에서 스스로 해결하고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여러 가지 갈등도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협동심을 키우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꿈꾸는 도자 예술가’ 학생 선발은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의지가 있는지, 다니고 싶은 의지가 있는지를 살핀다.

김귀엽 포곡마을교육복지협의체 사무국장은 “지난 2018년 4월 23일 개교식을 시작으로 초등생 7명, 중학생 13명, 고등학생 7명이 ‘꿈꾸는 도자 예술가’라는 이름으로 만났다”며 “23명이 수료하고 10명은 심화반을 신청한 것은 대단한 성과다. 시간과 교통 여건이 맞다면 경기도 어느 지역이라도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업시간 76시간 중 만들어지는 과정 ,건조과정 등을 모두 배운다”며 “40분씩 4시간을 수업해도 몰입하다보면 시간이 짧다. 공동작품을 많이 만들다 보니 협동심을 배우고 그만두는 학생이 없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한편 학생들이 만든 도자 화분으로 식물심기 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으로 독거노인들을 돕기도 했다. 또 도자 벽화를 만들어 포곡읍사무소 전경에 설치해 학생들은 그곳을 지날 때마다 감격스러워 한다. 그러나 ‘꿈꾸는 도자 예술가’ 과정이 처음부터 수월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매월 포곡마을교육복지협의체 회의와 꿈의 학교 운영위원회가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소통하면서 어느덧 2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꿈꾸는 도자 예술가’를 한두 해 운영하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협의체에서도 비영리법인 등록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주민 참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는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5월 11일 경기도 이천 예스파크 해주박물관에서 학생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영일도방)ⓒ천지일보 2019.6.16
지난 5월 11일 경기도 이천 예스파크 해주박물관에서 ‘꿈꾸는 도자 예술가’ 꿈의 학교 학생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영일도방) ⓒ천지일보 2019.6.16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