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 한 해가 다 갔다. 이제 묵은 해는 보내야 하고 밝아 오는 새해를 기쁨으로 맞이해야 한다. 기쁨으로 맞이해야 하는 이유는 송구영신(送舊迎新) 호시절(好時節)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때는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하듯, 꼭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다. 호시절을 시기 질투하는 악의 세력의 훼방이 그 어느 때보다 최고조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선 안 될 것은, 송구영신에 내포된 참된 의미는 세상의 한 해가 가고 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성서에 보면, “한 세대가 가고 한 세대가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라고 기록된 말씀을 보게 된다. 즉, 신(神)이 정한 한 시대가 본질을 떠나 타락과 변질로 인해 끝이 나고, 약속된 새 시대가 도래함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또 그러한 때가 언젠가는 이르게 됨을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옛적부터 알려온 것임도 함께 깨달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하 세월을 그렇게 알려왔지만, 그 때가 눈앞에 현실로 와 있어도 그 때를 당한 사람들은 맞이할 새 시대를 분별하지 못함을 미리 예견한 충고이자 경고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모든 종교가 자기 생각 즉, 신학(神學)이 아닌 인학(人學)에 골몰(汨沒)하여 성인들을 통해 남긴 글과 모든 경서를 찾지도 않고 깨닫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니, 이를 두고 무도문장(無道文章)이라 하던가.

흔히 세상은 보이는 만큼 알고, 아는 만큼 깨닫는다고 한다. 자기의 생각과 자기의 일에 골몰하여 시대가 가는지 오는지를 분별 못하는 무지한 인생이 되어선 안 될 것이다.

물론 이 세상의 송구영신도 중요하다. 가는 해를 무조건 보내는 것이 아니라, 묵은 해를 뒤돌아보고 반성과 분석을 통해 새 해를 설계하고 준비해 기쁨으로 반겨야 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경인년(庚寅年)은 백호(白虎)의 이름과 같이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외교 군사 등 전반에 걸쳐 참으로 모진 한 해였다. 모진 시련과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 새 해는 보다 나은 성장과 발전이 있어야 한다. 이제 그 성장과 발전을 위해 몇 가지 주문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반석위에 집을 짓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먼저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위정자부터 국민에 이르기까지 국민 모두가 사감 없이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오늘의 성장이 우리가 잘나서가 아니요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정신의 발로였기 때문이다.

또 국민의 기본법 중 하나인 종교의 자유를 통한 진정성 있는 화합과 상생을 위해 노력하기를 호소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종교로 인한 편파와 편견 그리고 편향적 의식을 몰아내야 한다. 이러한 잘못된 의식이야말로 나라를 분열되게 하고 나아가 위태롭게 하는 매국적 사상임을 분명히 깨닫자.

말로는 하나 되자 외치면서 하나 되지 못하게 한 장본인이 누구며 어떤 세력이었는지는 온 국민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석고대죄 하는 심정으로 반성하지 않는 새 해의 출발은 사상누각(沙上樓閣)이 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한 터 위에 유연한 외교력을 발휘함으로 글로벌시대에 부합된 나라의 위상을 유지 내지 향상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안보정국이라는 대결구도를 지속시키는 것은 결국 북으로 하여금 대화의 불필요성이라는 결론과 오판을 갖게 함으로 도발할 수밖에 없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또 유라시아 대륙을 향한 전략과 3면이 바다인 해양국으로서, 해양대국의 미래를 건설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는 바로 5대양 6대주라는 지구촌의 궁극적 리더로서의 역량을 다져가는 첩경인 것이다.

송구영신 호시절, 정신적으로나 세상적으로나 새 시대가 눈앞에 와 있다. 새 시대를 새 것과 함께 반갑게 맞이해 축복에 이르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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