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항 개발 협약, 나진~지린성 고속도・철도 건설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북・중 간 나진항 개발협약 체결 등 최근 양국의 경협 행보가 이어지면서 김정은의 경제 분야 업적 쌓기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조봉현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에 따르면 중국이 북한 나진항의 4~6호 부두를 개발해 50년간 사용하고 나진과 중국 지린(吉林)성 취안허(圈河) 사이에 고속도로와 철도를 건설하는 내용의 투자협약이 양국 간 체결된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조 연구위원은 이날 “북한 해외투자위원회의 김일영 부위원장이 25일 베이징에서 중국 지린성 고위관리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며 “특히 김일영은 나진・선봉 개발을 위해 신설한 노동당 산하 ‘나선 담당국’ 국장을 겸임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현재 가동 중인 나진 1~3호 항은 함경북도 북단에 위치해 중국과 러시아 양국이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부동항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1호항은 최근 중국이 사용권을 10년 연장 했으며 3호항은 러시아가 50년간의 사용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북・중 간 협력 관계의 긴밀성은 지난 23일 통일부가 발표한 ‘2010 북한정세 평가 보고서’에서도 드러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천안함 사태 등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중국 동북3성 개발과 김 위원장의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의 방중 등을 통해 북・중 경협 활성화에 공을 들였다.

조 연구위원은 또 “북한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정치ㆍ군사적 측면에서 김정은 후계 작업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경제 분야 업적 쌓기에 본격 착수한 것 같다”며 “내년부터는 북・중 경협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 된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김정은 치적 쌓기 행보는 최근 나선시 인민위원회의 김수열 위원장과 부위원장 3명 등의 간부가 모두 경질된 이후 부위원장 세 자리가 이미 김정은 측근들로 기용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대적인 간부교체 작업이 진행 중인 것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대외경제정책연구소 조명철 박사는 지난 10일 중앙대 민족통일연구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중국 정부가 경협 환경을 만들고 기업이 주도하던 대북 경협구조가 이젠 중국 기업과 지방 정부가 협력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며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과 양국의 새 지도부형성을 계기로 북・중 협력의 주도세력이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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