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오른쪽)과 홍정도 중앙일보 JTBC 대표이사 사장. (제공: JTBC)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오른쪽)과 홍정도 중앙일보 JTBC 대표이사 사장. (제공: JTBC)

IOC, 지상파 연합 ‘코리아 풀’ 제안 거절… 가격 입장차 원인

방송협회 “유료 가입자만 시청” vs JTBC “전국민 시청 가능”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JTBC가 2026년부터 2032년까지 개최되는 동·하계 올림픽의 한국 독점 중계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지상파들이 ‘보편적 시청권’을 이유로 반발하고 나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4일 오후(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박물관에서 JTBC와 중계권 관련 조인식을 갖고 “JTBC가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열리는 올림픽의 한반도 내 중계권을 확보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JTBC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하계올림픽과 2026년 동계올림픽(2019년 6월 24일에 개최지 결정), 2030년 동계올림픽, 2032년 하계올림픽을 비롯해 이 기간에 열리는 유스 올림픽 대회의 모든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JTBC는 IOC와 하계올림픽 200시간 이상, 동계올림픽 100시간 이상을 전국 단위 TV 채널에서 방송할 것을 합의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조인식에 참석해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계기로 한국 미디어로부터 전례 없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JTBC는 혁신적인 방송계획을 제시해 눈에 띄었다”라고 선정 배경을 소개했다.

지난달 말 올림픽 TV 중계권 관련 소식을 다룬 매체 스포츠비즈니스에 따르면 IOC는 KBS, MBC, SBS 지상파 3사 컨소시엄인 ‘코리아 풀’의 제안을 4월 거절했다. 코리아 풀의 구매 제안 액수가 IOC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 스포츠비즈니스의 설명이다. IOC의 선택은 JTBC였다.

SBS는 IOC로부터 2010∼2016년, 2018∼2024년 남북한 전역을 커버하는 독점 중계권을 구매했다. SBS를 비롯한 지상파 3사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까지 중계한다.

한국방송협회(회장 박정훈 SBS 사장)는 성명을 내고 “보편적 시청권 도입 취지를 거스르는 JTBC의 무모한 국부 유출 시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상파 방송의 무료 직접수신을 택한 국민들이 올림픽 중계로부터 배제된다는 점과 유료방송 가입자만이 올림픽 중계를 볼 수 있다는 점은 ‘보편적 시청권’ 도입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른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IOC는 한국의 현실을 무시한 채 올림픽 중계 경험이 전무한 방송사에 가장 비싼 가격을 제시했다는 이유만으로 올림픽 중계권을 넘기려는 도를 넘은 결정을 철회하라”면서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 또한 진정한 국익과 시청자 복지가 무엇인지를 심사숙고해 현명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강조했다.

협회가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는 데엔 2032년 남북 공동 올림픽 유치 가능성도 한 몫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남북 공동 올림픽이 현실이 된다면 JTBC의 주도 아래 올림픽을 치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올림픽 중계를 위해 JTBC에 지불할 금액도 코리아 풀이 중계권을 갖고 있을 때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JTBC는 협회의 우려에 대해 “2016년 기준 국내 가구 중 95.6%가 유료방송을 통해 TV를 시청한다. 유료방송 모든 가입자는 JTBC 시청이 가능하므로 사실상 전 국민이 가시청 가구라고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지상파와 공동으로 입찰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인기 종목 위주의 중복 편성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IOC의 방송원칙에 따라 모든 미디어에 문호를 열어두겠다”고 말해 중계권의 재판매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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