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사진기자 제프 와이드너가 찍은 사진으로, 지난 1989년 6월5일 중국 베이징(北京) 중심가 창안제(長安街)에서 한 남성이 맨몸으로 중국군 탱크들을 막아섰던 모습. 탱크맨이라는 별명이 생긴 이 남성은 '톈안먼 사태', 총칼을 향한 외로운 저항의 상징으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출처: 뉴시스)
AP통신 사진기자 제프 와이드너가 찍은 사진으로, 지난 1989년 6월5일 중국 베이징(北京) 중심가 창안제(長安街)에서 한 남성이 맨몸으로 중국군 탱크들을 막아섰던 모습. 탱크맨이라는 별명이 생긴 이 남성은 '톈안먼 사태', 총칼을 향한 외로운 저항의 상징으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출처: 뉴시스)

홍콩 민주화단체들 성명 발표

차이잉원 “中, 민주의 길 가길”

美, 무역전쟁 중 인권유린 성토

中 “결론 분명”… VPN 접근 차단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의 톈안먼 시위 유혈 진압 사태 30주년을 맞아 대만과 중국 밖에서 추모 물결이 일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며 대만의 반성 촉구를 일축해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갈등이 커질 분위기다.

4일 자유아시아방송 중국어판에 따르면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 홍콩천주교정의와평화위원회 등 단체와 청년정당 데모시스토, 공민당, 민주당 정당들은 ‘망자와 미래를 위해 계속 싸우겠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해 톈안먼 사태를 기념했다고 뉴시스가 전했다.

단체와 정당은 성명에서 “지난 30년 동안 우리는 (톈안먼 광장) 학살의 총소리를 기억하고 있고, 중국 당국이 지워버리려던 사람과 일들을 기록해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6.4사건에 대한 (우리의) 시정 요구는 가벼운 재평가가 아니라 공의와 진상에 대한 규명이고 학살자를 심판대에 올리고 희생자와 피해자들이 거듭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홍콩 지련회의 주최로 저녁 8시부터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톈안먼 시위 기념 연례 촛불추모집회가 개최된다. 

대만 차이잉원 정부도 톈안먼 사태와 관련한 중국의 반성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3일 총통부에서 해외 민주 인사들을 접견해 “6.4(톈안먼 사건)와 메이리다오 사건(1979년 대만의 민주화 시국 사건) 이후 대만은 민주·자유의 길을 걸어갔다”며 “중국 역시 이러한 길로 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만의 중국 담당 부서인 대륙위원회도 이날 입장문에서 “중국은 6월 4일(톈안먼)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민주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중국 당국이 역사적 과거에 대해 조속히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도 톈안먼 사태에 대해 중국의 반성을 촉구했다. 지지 통신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톈안먼 사건에 관해 “중국군의 실력행사에 의한 충돌 결과 많은 인명이 목숨을 잃은 가슴 아픈 사태에 이른 것은 진실로 유감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과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 정부 역시 중국의 인권유린 실태 등을 성토하며 인권 개선을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6월 4일을 맞아 중국 국민의 영웅적인 저항 운동을 기린다”며 “베이징과 중국 전역의 다른 도시들에 집결한 수십만의 시위자들은 국가의 보다 나은 미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지독하게 고통받았으며, 사망자 수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길었다. 3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성명의 길이와 발언 수위로 볼 때 무역전쟁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중국에 대해 인권문제를 걸며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톈안먼 사태에 대한 대만의 입장 표명과 반성 요구를 일축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1980년대 말 발생한 정치 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분명한 결론을 내렸다”면서 “신중국 성립 70년만에 이룬 엄청난 성취는 우리가 선택한 발전 경로가 완전히 옳았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톈안먼 사건을 ‘1980년대 말의 정치 풍파’라고 칭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날부터 감시망을 피해 중국에서 해외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VPN)을 대대적으로 차단하는 등 외부 정보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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