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부는 21일 우리 군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에 대한 북한 조선인민군 총사령부의 반응을 분석하며 추가도발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인민군은 전날 우리 군의 해상사격훈련이 종료된 지 2시간 30여 분만에 `최고사령부 보도'를 통해 "우리 혁명 무력은 앞에서 얻어맞고 뒤에서 분풀이하는 식의 비열한 군사적 도발에 일일이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측은 이어 "한계 없는 우리 혁명무력은 2차, 3차 강위력한(강력한) 대응타격이 미국과 남조선 괴로호전광들의 본거지를 청산하는 데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측이 `본거지 청산'을 언급하며 위협적 자세를 취했지만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보도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군사적 도발에 일일이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느끼지 않는다"고 한 부분이다.

지난 17일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이 남측 단장에게 보낸 통지문에서 "연평도 포사격을 강행할 경우 공화국(북한) 영해를 고수하기 위해 2차, 3차의 예상할 수 없는 자위적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며 당장 추가도발에 나설 것 같은 태도와 사뭇 대비된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은 대체로 북한의 위협강도가 상당히 누그러진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정부 당국자는 "`일일이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느끼지 않는다'는 언급은 상당히 완화된 표현으로 보인다"며 "우리 군의 서해사격훈련과 관련해 추가 도발 없이 이 정도의 언급으로 그냥 넘어가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대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북한은 통상 우리가 세게 나가면 꼬리를 내린다"고 말했다.

군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반응에 우리가 일일이 반응할 필요가 없지 않으냐"면서도 "지난달 23일 포격도발 이후 우리 군과 국민의 대응태세가 이전과 다르다는 것을 북한도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측의 의도에 대해 한 당국자는 "위기 조성을 통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국제적으로 상기시킨 데 대해 북측이 나름대로 성과가 있다고 자평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위기조성 후 유화메시지를 통해 원하는 것을 달성하려는 전형적인 북측의 `치고빠지기식' 전략이라는 것이다.

북측이 방북한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를 통해 유엔 핵 사찰단의 복귀를 허용하고 핵 연료봉을 외국으로 반출하는데 합의했다는 CNN 보도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다.

정부는 북측의 태도가 다소 완화된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추가도발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동향과 관련해 좀 더 동향을 예의주시하겠다"며 "이번 북한의 반응으로 이렇다저렇다 판단하기보다 앞으로 북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일본 우방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과도 긴밀한 협의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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