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성주=원민음 기자] 경북 성주군 월항면 지방리에 위치한 한 공장에 있는 방치된 쓰레기들이 층층이 쌓여있다. ⓒ천지일보 2019.5.24
[천지일보 성주=원민음 기자] 경북 성주군 월항면 지방리에 있는 한 공장에 방치된 쓰레기들이 층층이 쌓여있다. ⓒ천지일보 2019.5.24

약 1700t 쓰레기 더미 방치

군 “고발·폐기물 처리 명령해”

[천지일보 성주=원민음 기자] “저 위에 올라가 보면 재활용품이라고 말만 해놨지 불법 쓰레기만 가득해. 먼지도 날리고 여름 되면 쓰레기 냄새도 심할 거고 혹시나 참외밭에 오염수라도 내려오면 어떡하나 걱정이야.”

성주군 월항면 지방리에 사는 석동수(70대, 여)씨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경상북도가 지난해 쓰레기 방치 폐기물 2위(28만t)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가운데 경북 성주군에도 무단 방치된 쓰레기산이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쓰레기양은 약 1700t으로 보고 있다.

새싹들이 자라나고 녹음이 푸르러지는 5월이지만, 성주군 월항면 지방리 356-2에 있는 ㈜사드공장 언덕에는 푸른 자연과 어울리지 않게 쓰레기가 또 하나의 언덕을 이루고 있다.

㈜사드공장에서는 지난 2017년 7월 14일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인해 불법으로 쓰레기를 방치하던 게 드러났고 그동안 무단으로 방치된 생활쓰레기와 폐비닐, 철근과 플라스틱, 건설 더미와 자재뿐 아니라 폐타이어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더미를 이루고 있다.

쓰레기 더미가 있는 곳에 사는 이순자(70대, 여)씨는 “오염수가 농수가 있는 쪽으로 안 넘어온다고 말은 하는데 어떻게 믿겠냐”며 “다투는 게 싫어서 참고 있을 뿐 나이 든 사람들은 서러워서 못 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천지일보 성주=원민음 기자] 경북 성주군 월항면 지방리에 위치한 한 공장에 있는 방치된 쓰레기들이 널부러져 있다.ⓒ천지일보 2019.5.24
[천지일보 성주=원민음 기자] 경북 성주군 월항면 지방리에 있는 한 공장에 방치된 쓰레기들이 널부러져 있다.ⓒ천지일보 2019.5.24

참외 농사를 하는 이윤재(가명, 70대, 남)씨는 “면사무소나 군청에 몇 차례나 쓰레기를 치워달라고 계속 이야기했다”며 “그냥 고발만 하고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를 치워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근처 농수도 오염도가 없는지 궁금하다”며 “저렇게 계속 놔두면 앞으로의 피해는 누가 책임을 지는 거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성주군 월항면사무소 관계자는 쓰레기 처리 민원에 대해 “면에서는 현재 손댈 수 없는 상황이다”며 “군청에서 쓰레기를 담당하고 있다. 군청에도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당장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성주군청 관계자는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위반한 사람에게 고발 명령을 해 폐기물 처리 명령을 했다”며 “민간업체에서 치워야 하는데 돈이 없고 치울 의지가 없어 현재로선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성주군에서는 현재 폐기물 처리의 근원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위반자를 상대로 조치가 어려워지자 향후 토지주에게 조치 명령을 내려 처리하게 할 예정이다. 그러나 관계자가 조치 명령을 미이행하고 있는 상태여서 계속해서 무단 방치될 우려가 커 보이는 가운데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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