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우파-극우 연립정부가 출범 1년 반만에 붕괴하며 오스트리아 정국이 유럽의회 선거를 1주일 앞두고 격랑에 휩싸였다. 2017년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왼쪽)와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오스트리아 부총리. (출처: 뉴시스)
오스트리아 우파-극우 연립정부가 출범 1년 반만에 붕괴하며 오스트리아 정국이 유럽의회 선거를 1주일 앞두고 격랑에 휩싸였다. 2017년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왼쪽)와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오스트리아 부총리. (출처: 뉴시스) 

극우 부총리 ‘부패 동영상’ 사퇴

쿠르츠, 물의 잦은 자유당과 이별

[천지일보=이솜 기자] 오스트리아 우파-극우 연립정부가 출범 1년 반만에 붕괴하며 오스트리아 정국이 유럽의회 선거를 1주일 앞두고 격랑에 휩싸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제1당인 우파 국민당을 이끄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18일 밤(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극우 자유당과의 연정을 파기하고 조기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자유당과의 연정은)충분하다”며 가능한 조속히 총선을 실시할 수 있도록 날짜를 잡아줄 것을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쿠르츠 총리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정치적 후원을 받는 대신에 정부의 사업권을 약속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의 중심의 선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오스트리아 부총리가 전격 사퇴한 뒤 이뤄진 것이다.

쿠르츠 총리는 최근 인종차별적 발언과 극단적인 극우 단체와의 연계 등으로 물의를 빚은 극우 자유당과 부쩍 거리를 둬 온 데다 이번 일로 더 이상 자유당과의 동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극우 성향의 자유당을 이끄는 슈트라헤 부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동영상에 찍힌 자신의 행동에 대해 “멍청하고, 무책임한 실수였다”고 말하면서도, 이번 일은 자신을 겨냥한 ‘정치적인 암살’이며 자신은 아무런 불법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스트리아 정가는 슈트라헤 부총리가 2년 전 스페인의 이비사섬에서 한 여성과 대화하는 장면이 찍힌 은밀한 동영상이 전날 공개되며 발칵 뒤집혔다.

부총리가 되기 불과 몇 달 전에 촬영돼 독일 매체 두 곳에 실린 이 동영상에서 그는 러시아의 신흥재벌(올리가르히)의 조카라고 스스로를 밝힌 여성에게 정치적·재정적인 후원을 받는 대신에 정부 사업권을 부풀려진 가격에 줄 수 있다는 대화를 나눴다.

1950년대 나치 부역자들이 만든 자유당은 2017년 총선에서 제3당으로 도약했고, 제1당인 우파 국민당과 2017년 12월 연립정부를 구성해 유럽 최초로 내각에 참여하는 극우정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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