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다시 불빛을 밝히게 되는 연평도등대. (제공: 인천시) ⓒ천지일보 2019.5.16
17일부터 다시 불빛을 밝히게 되는 연평도등대. (제공: 인천시) ⓒ천지일보 2019.5.16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그동안 폐쇄됐던 연평도 등대가 45년 만에 다시 불을 밝힌다.

연평도 등대는 1960년 설치돼 전국에서 몰려드는 조기잡이 배의 길잡이 역할을 했지만 안보문제로 1974년 가동을 멈춘 상태였다.

해양수산부는 남북 대립으로 1974년 이후 꺼져있던 연평도등대를 다시 밝혀 연평도 해역을 이용하는 우리 선박의 안전한 항행을 돕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해수부는 17일 오후 7시 20분 옹진군 연평도등대 재점등 기념행사를 연다. 이후부터 일몰 시각부터 다음날 일출 시각까지 15초에 1회 주기로 연평도해역에 불빛을 비추게 된다.

지난달 1일부터 서해 5도에서 일출 전 30분, 일몰 뒤 30분 등 1시간의 야간 조업이 허용됨에 따라 어민 안전어로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연평도등대 재점등을 결정했다.

최신형 등명기로 교체한 연평도등대는 20마일(약 32㎞)까지 불빛을 밝히며 북쪽을 향한 등대 창에는 가림막을 설치해 북한 땅에는 불빛이 보이지 않도록 조처했다. 이는 최근 군의 군사행동 등을 고려한 조치로 읽힌다.

연평도 서남단 해발 105m 지점에 있는 연평도등대는 9.5m 길이의 등탑으로 이뤄졌다. 이 등대는 1960년 3월 설치됐으나, 등대 불빛이 간첩의 해상 침투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1974년 1월 폐쇄됐다.

그러나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 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 9·19군사합의 등을 계기로 연평도등대가 다시 불을 밝힐 수 있게 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연평도등대가 비추는 불빛이 연평어장과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는 선박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경제 번영을 돕는 ‘희망의 불빛’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향후 인천항과 해주·남포항을 잇는 화물선·컨테이너 항로가 개설되면 연평도등대가 연평도 해역을 지나는 선박의 안전 운항을 위해 불을 밝혀줄 것”이라며 “남북 관계개선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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