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총 출동한 ‘글로벌 ODA 포럼’… 대북사업 재개 가능성 언급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국제농업개발협력 분야를 공유하는 글로벌 국제농업협력(ODA) 포럼에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기아·빈곤퇴치를 위한 방법을 논의한 가운데 대북지원 가능성도 거론됐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13일 서울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포용적 관점과 글로벌 파트너십에 대한 주제로 ‘제3회 지속가능농업개발을 위한 글로벌 ODA 포럼’을 열고 농업분야 개발협력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포럼은 오는 15일까지 진행된다.

길버트 호웅보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총재는 “대북 재재로 인해 (북한 지원 사업이) 10년 넘게 중단이 됐다. 그러나 대북재재가 풀리거나 상황이 바뀐다면 대북을 지원하는 사업이 재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호웅보 총재에 따르면 IFAD는 유엔의 의사결정을 따라 ‘제로 헝거(Zero Hunger, 기아 없는 세상)’를 이루려고 개발도상국(개도국)의 농업 개발과 식량 생산 증대를 위한 융자·보조금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호웅보 총재는 IFAD가 유엔의 산하 기구이기 때문에 유엔의 의사 결정을 따라야 한다면서도 “과거 북한에서 농촌 지역 여성 투자 사업 등 3가지 투자를 진행했다”며 “우리는 (이들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도적 지원은 국제사회의 합의로 진행돼야 한다”며 “미국과 유엔의 제재는 분명 (대북사업의) 걸림돌이 된다. 제재가 풀리면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데이비드 비슬리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한국이 오래전부터 외부의 압력으로 고통을 받으며 분담되는 일을 겪었다. 그런데 지금은 2800만 달러의 공여금은 물론 기술적인 요소도 제공하는 공여국이 됐다”며 “앞으로도 한국이 개도국의 롤 모델로서 도움 받았던 것처럼 베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세 그라치아노 다 실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은 “기아와 영양실조가 없는 제로 헝거를 목표로 뛰었으나 지난 3년간 기아수가 증가했다”며 “예멘과 같은 중동에서 많은 분쟁과 2017년에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엘니뇨 현상과 같은 기후변화로 인해 기아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포럼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총재,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 국제미작연구소(IRRI) 소장, 해수농업국제센터(ICBA) 소장, 세계경제포럼(WEF) 집행위원, Grow Asia 사무총장, UAE 식량안보 특임장관 등 12개 국제기구에서 참석했다.

이날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농업은 세계 경제의 근간이 되는 필수적인 산업으로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시민의 건강한 삶과 영양, 생존과도 직결되는 문제”라며 “농업생산성과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지속 가능한 정책을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럼은 1부와 2부로 나눠 개발도상국의 농촌의 빈곤 문제해결만이 아닌 지속가능한 농업분야 개발협력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글로벌 플랫폼의 역할과 관련해 유엔에서 지정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대해 논의했다.

SDGs에는 빈곤과 기아종식, 질병, 교육, 성평등, 난민, 분쟁, 기후변화, 에너지, 환경오염, 생물 다양성, 주거, 노사, 고용, 사회구조 등의 분야에서 17개를 주목표로, 169개를 세부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