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11월9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걷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2017년 11월9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걷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확대하면서 이를 패권전쟁의 서막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무역협상에서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데에는 실무적 견해차보다 국가 주권과 위상을 둘러싼 위기감에 있다는 점 때문이다.

13일 무역전쟁을 다룬 외신 보도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을 ‘투키디데스 함정’의 틀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현재 초강대국과 신흥 초강대국이 서로 상대를 평가하고 공존이 가능할지를 결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키디데스 함정이란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가 고대 그리스 역사가인 투키디데스가 저술한 ‘펠레폰네소스 전쟁사’에서 따온 용어다.

패권국과 신흥 패권국이 상대에 대한 불안과 불신, 견제 때문에 반드시 전쟁으로 가는 경로에 들어선다는 게 골자로 지난 세기 영국과 독일, 미국과 일본의 경우와 같다.

투키디데스는 이에 대해 “전쟁(펠로폰네소스전쟁)을 불가피하게 한 것은 바로 아테네의 발전과 그로 인해 스파르타에 주입된 공포였다”고 썼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과 중국 역시 이와 같다고 해석했다. 무역협상이 결렬되기 몇 주 전부터 미국 군함이 중국의 반발 속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를 항행하고 미국이 안보를 이유로 중국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시장 진입을 막는 등 갈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통신은 “중국은 갈등을 증폭하는 조치의 이면에 미국이 자신의 발전을 억제하고 굴기를 봉쇄하려는 음모가 있다고 본다”며 “미국에서는 강력한 경쟁국이 성장해 통제할 수 없는 리스크가 닥칠 수 있다고 많은 이들이 두려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미국과 중국이 현재 글로벌 지배력, 위상, 부(富)를 놓고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NYT는 “지난 1년간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이 수십년간 지속될지도 모를 경제전쟁 초기에 일어난 소규모 전투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중국 전문가인 데이비드 램프턴은 “중국과의 고통스러운 교섭이 수십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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