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확보한 예산을 겨냥하며 공세를 이어가자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실세 쪽지 예산’을 내세워 역공에 나선 것.
민주당은 16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날치기 처리를 하면서 대통령 예산, 형님 예산, 영부인 예산, 실세 예산 챙기느라 노인, 장애인들을 위한 서민 예산은 희생시키고 법까지 위반한 한나라당은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맹공을 가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같은 날 고위정책회의에서 “형님 예산과 관련해 청와대는 ‘저급정치’라고 평가하는데 형님, 영부인, 국회의장 예산을 우선시하는 것이 고급정치인가”라면서 “한심한 말을 할 거면 차라리 안하는 편이 낫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이종구 정책위부의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 5명은 15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당도 챙길 건 다 챙겼다”고 반박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실세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에 필요한 예산내용을 ‘쪽지’에 적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나 기획재정부 예산실에 전달했다는 주장이다.
이 자리에서 이 정책위부의장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서민예산 삭감은 악의적인 왜곡선전일 뿐”이라면서 “한나라당은 친서민 예산을 8171억 원이나 늘렸다”고 강조했다.
여상규 의원은 “민주당도 포뮬러1(F1) 운영비 200억 원, 여수 산업단지 500억 원 증액을 했고 호남고속철도, 새만금 등 호남의 큰 사업을 위해 다 챙겼다”고 맞불을 놓았다.
이에 민주당은 즉각 방어에 나섰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16일 “한나라당이 쪽지 예산을 이야기하면서 자신들도 챙겼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함께 물고 늘어지겠다는 야비한 술책에 불과하다”고 힐난했다.
한편 자유선진당은 양당의 논쟁에 대해 15일 “‘형님 예산’이나 ‘쪽지 예산’이나 도토리 키재기”라면서 “예산 졸속처리의 주범인 양당의 이전투구에 국민은 억장이 무너진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