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도로공사와 한국토목공사 관계자들이 지난 13일 화재로 피해를 입은 교량 상판을 진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최소 4개월 소요… 교통 대란 예상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유조차 기름 유출로 추정되는 화재로 지난 13일 피해가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서울외곽순환도로의 중동 나들목 구간에 대해 한국 도로공사는 8차로 교량(60m) 상판을 완전 철거하고 재시공하기로 했다.

이번 화재가 서울외각순환고속도로 아래에서 발생한 만큼 통행 재개 시 가열된 강교 구조물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 한국도로공사와 대한토목학회가 2차례 정밀진단 을 한 뒤 내린 결론이다.

자세한 공사 일정은 차후 논의를 통해 발표될 계획이지만 안전점검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최소한 4개월 정도의 복구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분간 교통통제도 계속될 전망이다.

화재 발생 3일째인 15일 나들목 구간 아래에서는 구조물 붕괴를 막기 위해 임시 복구가 한창이었다. 주위에는 불에 그을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찌그려진 차량과 컨테이너 박스가 있었고 도로를 받치고 있는 철제 보와 교량 상판은 검게 그을린 상태에서 균열이 생기거나 휘어져 있었다.

한국도로 공사에 따르면 화재에 따른 열로 도로면 일부가 처진 상태이며 교각은 상부 콘크리트가 손상된 상태여서 보수보강 공사가 필요하다.

대한토목학회의 안전진단에 참여한 박영석 명지대 교수는 “육안으로도 열 영향을 받은 일부 철제 부분이 심하게 변형되거나 훼손된 부분을 쉽게 볼 수 있다”면서 “이것을 그대로 재사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하부 공간 불법 점용문제에 대한 조치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화재로 13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은 하부 공간에 있던 컨테이너 박스와 차량 39대가 불에 탔기 때문이다.

고속도로를 만들 때 도로 하부의 화재 발생 가능성은 크게 비중을 두지 않기 때문에 가연성 물질이 방치된 이번 상황과 같은 경우에는 순식간에 불길이 번질 수밖에 없다.

한편 이번 화재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다. 화재 원인을 수사하고 있는 부천 원미 경찰서 관계자는 “유조차 운전기사, 목격자 등의 진술과 여러 가능성을 염두하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당분간 사고 발생구간 교통 통제로 극심한 정체가 예상되는 만큼 미리 고속도로로 진출해 국도를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면서 “구체적인 교통 통제 방법은 국토해양부와 경찰청과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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