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수술 모습. (제공: 부산 온종합병원) ⓒ천지일보 2019.5.10
성전환 수술 모습. (제공: 부산 온종합병원) ⓒ천지일보 2019.5.10

무려 10시간에 걸친 수술 ‘여성이 남성 됐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 온종합병원이 지역 종합병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성전환 수술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성전환 수술은 지금까지 일부 대학병원에서만 실시해올 정도로 성형외과 수술 분야의 최고난도에 속하는 영역으로 평가받아왔다.

김석권 온종합병원 성형센터장과 팀은 지난 7일 10시간에 걸쳐 여성을 남성으로 성전환하는 수술을 통해 남성 성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김석권 센터장 팀은 이날 수술에 앞서 숱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방 종합병원에서 성전환 수술이 가능한지에 사전 점검을 거친 다음 시행했다. 통상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꾸는 성전환 수술보다는 여성에서 남성으로의 성전환 수술이 훨씬 까다로운 편이다.

특히 현미경으로 1~2㎚의 미세 혈관과 신경을 접합해야 하는 정교한 수술이어서 10시간 이상이나 소요되는 성형외과 분야의 최고난도 수술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는 올해 51세 여성으로서 오랫동안 남성 성 전환증 치료를 받아왔다.

이 여성은 30년 이상 남성 호르몬 치료를 받아왔으며 20년 전 유방을 절제했다. 급기야 지난 3월엔 난소와 자궁까지 절제하고 법원에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 해달라’는 호적 정정 신청을 해둔 상태다.

이날 비로소 남성이 된 환자는 “내 인생을 이제야 되찾는 느낌”이라고 감격해 했다.

집도의 김석권 센터장은 “지방 종합병원인 온종합병원의 수술 능력이 대학병원과 대등하다는 것을 보여줬으며 성전환 수술의 또 다른 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 쾌거”라면서 “다만 인구 5만 명당 1명꼴로. 성 정체성 장애로 속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2000여만원에 이르는 비싼 수술비가 치료를 가로막고 있어 안타깝다”며 성전환증 수술의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성전환 수술의 요건은 엄격하다. 2인 이상의 정신과 의사의 진단서가 필요하며 19세 이상의 성인이어야 한다.

6개월 이상 호르몬 치료를 받고 원하는 성(性)으로 1년 이상 생활해 불편감이 없어야 한다. 한국의 실정으로는 가능한 한 부모의 수술 동의도 필요하다.

한편 동아대병원 성형외과 주임교수를 역임한 김 센터장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성전환 수술 권위자다.성전환증 환자 350여명에게 이미 새 삶을 부여했다.

김 센터장의 손을 거친 대표적인 인물은 국내 1호 트렌스젠더 연예인 하리수다. 김 센터장은 1995년 스무 살이던 남성 하리수를 여자로 성전환 수술했고 나중에 결혼식 주례를 직접 서기도 했다. 하리수는 2007년 가수 미키 정과 결혼할 때 “김 교수님은 나를 인어공주 같은 완벽한 여자로 만들어주신 아버지”라고 소개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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