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병자호란은 흔히 굴욕의 역사, 치욕의 역사로 인식되며, 전쟁의 발발과 참패가 당시 국왕을 포함한 지배층의 무능과 한계, 즉 국제 정세에 대한 오판이나 국방 태세의 해이에서 초래됐다는 점이 강조됐다. 그러나 이러한 주류적 해석은 그것과 상이한 사실을 전해주는 당대의 또 다른 기록들을 주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기록을 검토해 보면 인조반정의 집권 세력 역시 광해군과 마찬가지로 후금, 청의 군사적 위협과 조선의 전력 열세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며, 그 바엉책을 집권 초기부터 추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 예측과 대비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병자호란에서 일방적 패배를 당하며 끝내 항복하고 만 것이다.

이 책은 병자호란을 전후한 시기에 조선이 취한 군사적 대응과 한계를 분석하고, 전쟁과 관련된 주화·척화 담론의 특징과 성격, 전쟁이 초래한 국내외적 질서의 변동을 예(禮)의 실천이라는 시각을 통해 살펴본 연구이다.

허태구 지음/ 소명출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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