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6자회담 수석대표는 14일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와 관련, "북한이 과거 6자회담에서 당사국들에 거짓말을 했음이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4일 전했다.

힐 전 수석대표는 이 방송과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이 최근 지그프리트 헤커 박사에게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준 것은 사실상 핵신고를 한 것과 같다"면서 "이는 과거 6자회담 당사국들에 신고한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6자회담 합의를 거쳐 자국의 핵시설을 처음 신고한 것이 2008년 6월인데, 이 당시 의장국 중국에 제출한 60쪽 분량의 신고서에는 우라늄 농축시설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힐 전 수석대표는 이어 "북한이 우라늄 농축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부인하다 이번에 농축시설을 공개한 것은 (거짓말을 하는) 북한의 좋지않은 특성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계획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진상 규명을 요구했지만 그들은 미신고 핵시설 방문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당시 북한의 우라늄 농축능력에 대한 미국의 정보는 다소 불완전했다"면서 "그래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가 종결된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계속 관심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에 대해 "미국과 한국을 더 가깝게 만들었고, 양국은 북한의 도발행위에 매우 강력한 결의를 보여줬다"면서 "중국은 이웃나라인 북한에 대한 역할을 훨씬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5년 주한 미국대사관 서기관으로 부임해 한국과 인연을 맺은 힐 전 수석대표는 한국대사를 거쳐 2005년 4월부터 오바마 행정부 출범 직후인 작년 2월까지 3년10개월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겸 6자회담 수석대표를 역임했다. 그는 6자회담 수석대표를 그만두면서 곧바로 이라크대사로 부임했다가 올해 9월 덴버대의 조지프 코벨 국제관계대학 학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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