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연합뉴스) 뉴질랜드 남쪽 남극 해역에서 침몰한 한국 원양어선 제1 인성호에 타고 있다 실종된 선원 17명의 생존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뉴질랜드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13일 오전 사고 직후부터 실종자들을 구조하기 위한 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나 이날 밤까지 실종자들을 찾는 데 실패했다며 사고 해역의 수온이 최고 섭씨 2도 정도이고 그런 수온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 시간은 최고 10분 정도라고 지적했다.

제1 인성호에는 한국인 8명, 중국인 8명, 인도네시아인 11명, 베트남인 11명, 필리핀인 3명, 러시아인 1명 등 모두 42명이 타고 있었으며 사고 직후 20명은 구조되고 5명은 숨진 채 인양됐다.

구조작업을 주도해온 뉴질랜드 해양청의 라몬 데이비스 수색구조 담당관은 사고 해역의 수온이 섭씨 2도를 넘지 않는다고 말하고 "그런 상황에서 생존 시간은 최고 10분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선박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가라앉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구조된 사람들도 모두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평상복 차림으로 바다에 떠 있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구조조정 센터(RCCNZ)는 사고 해역에 있던 한국 어선들이 생존자들을 찾기 위한 수색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14일 오전 중 수색활동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공해상에서 일어났지만 뉴질랜드의 수색 구조 구역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뉴질랜드가 수색 구조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데이브 윌슨 RCCNZ 구조조정관은 제1 인성호의 침몰 원인과 관련, 아직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침몰 직전 조난 신호도 보내지 않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박 소유회사는 사고 선박이 빙산과 출동했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인성 실업의 한 관계자는 배가 30분 만에 가라 앉았다면서 왜 그토록 빨리 배가 가라앉았는지 이유를 찾고 있다며 아직 단서는 없지만 빙산에 부딪쳤거나 강한 파도에 맞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사고가 일어난 해역은 당시 풍속 10노트의 서풍이 불고 물결이 1m 정도 되는 등 기상상황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윌슨 조정관은 실종자를 수색하기 위해 뉴질랜드 공군의 오리온 정찰기를 사고 현장으로 보내는 방안도 한 때 검토됐지만 뉴질랜드에서 현장까지 가는 데는 8시간이나 걸린다면서 그런 수온에서 생존시간은 매우 짧고 비행시간은 너무 길어 현실적인 방안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국 원양어선이 뉴질랜드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 침몰한 것은 금년 들어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 8월 18일에는 뉴질랜드 바운티 섬 부근에서 오양 70호가 갑자기 침몰, 45명은 구조됐으나 6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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