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담에서 (오른쪽부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머리를 마주대고 있다. (출처: 뉴시스)
10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담에서 (오른쪽부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머리를 마주대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오는 10월까지 미루기로 했다. 이에 당장 오는 12일 직면했던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우려는 사라지게 됐다.

10일(현지시간) EU는 브렉시트 특별정상회의를 열고 영국의 EU 탈퇴 추가 연기를 승인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대부분의 EU 회원국 정상은 브렉시트를 올해 말 또는 내년 3월 말까지 장기 연기해 영국 정치권이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부여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브렉시트 연기가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완강히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절충안으로 브렉시트를 10월 말까지 6개월가량 연기하되, 영국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하면 바로 브렉시트를 허용하는 ‘탄력적 연기’ 방안에 합의했다.

앞서 이번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브렉시트를 최장 1년 연기하되, 영국 정치권의 합의 여부에 따라 이를 앞당길 수 있는 ‘탄력적 연기’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EU는 이와 함께 영국에 유럽의회 선거 기간인 5월 23~26일 여전히 EU 회원국으로 남아 있다면 영국도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영국이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10월 말이 아닌 6월 1일 ‘노 딜’ 상태로 EU를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은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의사를 통보, 지난 3월 29일 23시를 기해 브렉시트를 단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영국과 EU간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 승인투표에서 잇따라 부결되는 등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영국은 지난달 브렉시트 연기를 EU에 요청했다.

EU는 3월 말까지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할 경우 유럽의회 선거 직전인 5월 22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합의안이 부결되면 4월 12일까지 영국이 ‘노 딜’ 브렉시트를 선택하거나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한 후 브렉시트를 ‘장기 연기’하는 방안 중 하나 선택해야 한다고 내걸었다.

결국 영국 하원이 어떤 결실도 맺지 못하자 메이 총리는 지난 5일 브렉시트를 6월 30일까지 추가 연기해줄 것을 EU에 요청했다.

EU는 이날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연기를 또 승인하면서 브렉시트 합의안 중 EU 탈퇴협정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점도 명시했다. 탈퇴협정에는 브렉시트 전환 기간,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 권리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브렉시트가 ‘노 딜’ 위기는 넘겼으나 본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결국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의 승인투표, 나아가 영국과 EU 의회의 비준절차를 넘어서야만 브렉시트가 현실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집권 보수당과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을 추진해온 메이 총리는 이들이 ‘안전장치’ 조항을 이유로 합의안을 계속 반대 하자 제1야당인 노동당과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당은 EU 관세동맹 잔류, 브렉시트 대안에 관한 확정 국민투표 등을 ‘미래관계 정치선언’ 수정에 반영해달라고 요구하고, 메이 총리는 이를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노동당과도 의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U에서 연기 승인 조건으로 건 유럽의회 선거 참여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할 경우 브렉시트를 취소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