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알바 내 집 장만하기>… 동명 드라마 <프리타 집을 사다>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전 세계적으로 청년실업이 골칫덩어리로 급부상한 지 오래다. 청년실업은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닌 만성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젊은이들은 불투명한 미래에 안절부절못하지 못한 채 스펙을 쌓거나 파트타임으로 시간을 보낸다.

이러한 사회현상은 대중문화에서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 중에서 최근 한국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프리타 집을 사다(フリーター、家を買う)>와 아리카와 히로의 소설 <백수 알바 내 집 장만하기(비채출판)>은 청년들의 불안한 마음을 꼭 집어 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프리타 집을 사다>가 20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프리타는 프리(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의 신조어로 일본에서 파트타임으로 연명하는 20~30대를 말한다.

드라마는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됐으며, 현재 청년들의 취업난을 현실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백수 알바 내 집 장만하기>로 번역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있는 것이라고는 자존심 하나뿐인 세이지는 대기업에 취직했다. 허나 말도 되지 않는 신입사원 워크숍과 상사 기분을 맞춰야 하는 회사 분위기에 질려 3개월 만에 사직서를 썼다. 금방 다른 회사에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으나 번번이 불합격의 고배를 마시고, 취업 준비를 한다는 핑계를 둘러대고 집에 눌러 앉았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새로운 파트타임을 구하기를 반복하는 프리타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취업이야기가 나올까봐 아버지를 피하고 어머니에겐 화만 낼 뿐이다. 그러다 어머니에게 약을 먹을 정도로 우울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을 변화시킨다.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이지 모습은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지구촌 현실이다. 세이지는 여기서 취업은 단순히 생계수단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취직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왜 일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것을 찾기 때문이다. 그는 대기업에서 막연하게 일할 때보다 아르바이트와 구직활동을 하며, ‘내가 왜 일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원천적인 답을 얻는 과정에서 능동적인 사람으로 변한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책과 드라마로 현실을 이야기해 세이지와 같은 처지인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준다. 특히 아버지의 조언은 실전에서도 도움이 돼 독자 및 시청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오늘도 청년들은 일하기 위해 투쟁한다. 자신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투쟁으로 대중문화로 알린다. 프랑스에선 취업도 하지 않은 대학생 더 나아가 중·고등학생까지 “오늘은 학생이지만, 내일은 은퇴자다. 우리의 60세 은퇴권리를 수호하자” “기성세대가 2년 더 일하면 우리 세대 실업자 신세 2년 길어진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은퇴연령 연장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법을 반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88만 원 세대’ ‘이태백(이십 대 태반이 백수)’라고 불리는 청년들이 일을 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그 예다.

미래를 두려워하는 이태백들은 무기력한 모습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세이지를 통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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