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솜 기자] 반(反) 북한단체 ‘자유조선’이 지난달 발생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시인하고 이들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했다고 밝히면서 북미 관계 영향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스페인 고등법원은 26일(현지시간) 주스페인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괴한 10명에 포함된 멕시코 국적의 미국 거주자 ‘에이드리언 홍 창’이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넘기기 위해 FBI와 접촉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자유조선’도 27일 홈페이지에 이번 사건을 자신들이 벌였다고 밝힌 후 “FBI와 상호 비밀유지에 합의하고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자유조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미국의 개입 가능성까지 제기될 수 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미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사건의 배후가 미국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어 북한측 입장 표명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달 27~28일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려 이후 북한과 미국에 냉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사건이 하노이 회담 직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겉으로는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뒤로는 도발을 했다’는 식으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대내적으로 대사관이 공격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북한이 일을 키우지 않고 사건을 신속히 마무리하려고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스페인 법원은 이날 해당 사건에 가담한 용의자 10명 중 2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