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친수문화광장 조감도. (제공: 부산 서구청) ⓒ천지일보 2019.3.27
충무공 친수문화광장 조감도. (제공: 부산 서구청) ⓒ천지일보 2019.3.27

서구, 부지 관리권 있는 중구에 공동개발 제안 ‘관심’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 서구 충무동과 중구 남포동 경계지점에 위치한 자갈치주차장 활용 방안을 두고 두 지자체간 갈등 해소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구는 자갈치주차장을 철거하고 이 자리에 다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친수문화광장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워 주차장 부지 관리권의 절반을 가지고 있는 중구에 지난해 12월부터 수차례 공문을 보내 공동개발을 제안했다.

하지만 중구청은 주차난이 극심한 만큼 기존대로 주차장 운영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공원 조성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지은 지 20년이 넘은 이 주차장은 재난안전 D등급을 받은 적이 있는 노후 철골구조물로 도시미관을 해치는 흉물로 여겨져 왔다. 더군다나 1층이 중구의 청소차·도로 관리차 주차장과 건설자재 적재장으로 사용되면서 도시 관문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서구는 약 2500㎡ 규모인 이곳에 사업비 20억원을 투입해 ‘충무공 친수문화광장’을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구가 제시한 사업계획을 살펴보면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 건립과 충무공 이순신 영모비 이전 등 상징조형물 설치 ▲공연·전시를 위한 문화공간 마련 ▲해안전망대·휴게 쉼터·포토존 등 부대시설이 조성되게 된다.

더불어 주차장 일원이 해방 이후 이순신 장군의 시호를 따 충무동과 충무로로 명칭이 바뀐 점과 현재 대신공원 입구의 충무공 이순신 영모비가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세운 남항매축공덕비를 일제 잔재 청산 차원에서 글자 부분을 파내고 만든 것이라며 ‘충무공 친수문화광장’ 조성 사업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서구는 ‘충무공 친수문화광장’이 부산시민의 날(10월 5일) 제정의 근거인 부산포해전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의 충절을 기리고 인근 관광지를 찾는 젊은이들을 유인해 전통시장 등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중구가 자갈치시장 일원의 주차난을 이유로 주차장 운영을 고수하고 있어 사업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보수천 복개도로 끝에 위치한 자갈치주차장 부지는 국가 소유로 현재 전체의 절반가량은 서구가, 나머지는 중구가 관리권한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구는 지역 이미지를 갉아먹는 자갈치주차장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중구 측에 주차장 철거 및 친수문화광장 조성을 계속 설득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현 자갈치주차장. (제공: 부산 서구청) ⓒ천지일보 2019.3.27
현 자갈치주차장. (제공: 부산 서구청) ⓒ천지일보 2019.3.27

주차장 건물은 ㈜삼환실업이 1997년 11월 민간투자사업으로 건립한 뒤 중구에 기부채납했으며 무상 사용 기간이 만료된 지난 2월 말 관리권까지 중구에 이양했다. 그러나 주차장 운영권을 위탁받은 입찰자가 사업성을 이유로 입찰을 포기하자 중구는 지난 21일 긴급 재입찰 공고를 올리면서 민간위탁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중구는 부지 관리권의 절반을 가진 서구와 사전협의 없이 또다시 민간위탁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두 지자체가 협의하지 못할 경우 법적 소송전도 우려된다.

해당 주차장 부지 중 서구 관할은 918.3㎡로 전체 부지 2052㎡의 약 45%를 차지한다.

이미 서구청은 2017년부터 부지 운영권 반납 등을 요구했고 지난달에는 중구청을 상대로 부당이익 청구 소송을 예고한 상태다.

주차장의 민간위탁 낙찰금액이 연간 14억 3300만원으로 알려져 서구 관할 주차장 부지에 대한 점용료 및 부당이득금 반환 액수는 상당할 것으로 서구청은 추산했다.

주차장의 민간위탁 낙찰금액이 연간 14억 3300만원으로 알려져 서구 관할 주차장 부지에 대한 점용료 및 부당이득금 반환 액수는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한수 서구청장은 “최근 관광 활성화로 원도심권이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맞고 있다”며 “원도심권의 상생·발전을 위해서도 대승적 차원에서 우리 서구가 제안한 자갈치주차장 공동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설득하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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