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 취임 후 첫 정기주총
최고경영자·이사회 의장 분리
구본준 부회장 경영에서 퇴장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15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구광모 회장 체제’를 위한 기틀을 완성했다.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CEO)와 이사회를 분리해 자율경영을 강화하는 등 최근 재계 기조에 발맞춘 모양새다. LG그룹 외에도 현대차그룹, SK그룹 등이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이날 LG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LG화학·LG유플러스 등의 주총을 일제히 개최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주총에서는 권영수 부회장(COO·최고운영책임자)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이사회를 열어 권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도 선임했다. 또 그는 LG유플러스의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1979년 LG전자 기획팀으로 입사한 권 부회장은 LG전자 재경팀장을 거쳐 2006년 재경부문장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사장(2007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2012년), 엘지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2015년)을 역임했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은 이번 이사회를 통해 LG전자, LG화학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며 빠지며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구 부회장은 지난 6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LG전자 부회장직에서 공식 퇴진한 바 있다.
권 부회장이 LG전자 등 핵심 계열사 3곳의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핵심 회사의 경영 의사 결정에도 참여해 구광모 회장 체제를 강화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LG전자 이사회 의장에 ㈜LG 임원이 임명되는 것은 2년여 만이다. 현재 이사회 의장인 조성진 부회장이 2017년 3월 선임되기 전에는 오너일가인 구본준 전 부회장이 ㈜LG 임원으로 LG전자의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그동안 이사회 의장을 겸직해온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사업과 경영을 책임지는 CEO 역할에만 집중하게 됐다.
LG화학 주총에선 구 회장이 지난해 영입한 ‘외부인사 1호’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공식 선임됐다. LG화학은 같은날 주총에서 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오후에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말 퇴임한 박진수 전 LG화학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만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