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이 민족 공동유산인 북한 소재 문화재의 체계적인 보호를 위한 남북 간 협력을 확대하고 남북 교류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문화재청 내에 임시조직(Task Force)인 ‘남북문화재교류사업단’을 신설했다. 이와 관련해 사업단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남북 문화유산 정책포럼’이 8일 정식 출범했다. 사진은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9.3.8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이 민족 공동유산인 북한 소재 문화재의 체계적인 보호를 위한 남북 간 협력을 확대하고 남북 교류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문화재청 내에 임시조직(Task Force)인 ‘남북문화재교류사업단’을 신설했다. 이와 관련해 사업단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남북 문화유산 정책포럼’이 8일 정식 출범했다. 사진은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9.3.8

‘남북 문화유산 정책포럼’ 출범
문화재 분야별 50여명의 전문가 구성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첫 시작은 DMZ(비무장지대) 입니다.”

8일 출범한 ‘남북 문화유산 정책포럼’은 DMZ에 주목했다. 지난해 11월 씨름이 남북 공동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뒤 남북 문화교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북 교류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문화재청 내에 임시조직인 ‘남북문화재교류사업단’이 신설됐고, 사업단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남북 문화유산 정책포럼’이 이날 출범했다.

‘남북 문화유산 정책포럼’은 문화재 분야별 5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가장 먼저 주목하는 것은 ‘남북의 DMZ 인식 현황’에 대한 분석이다.

한반도를 갈라놓은 4㎞ 폭의 DMZ는 한반도 휴전을 상징하는 지역이다. 이곳은 한국 전쟁 후 출입이 금지됐다.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의 허락을 얻어야만 출입할 수 있는 금단의 땅으로 자연 생태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국립생태원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DMZ 일대에 101종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크낙새가 있다. 크낙새는 딱따구리의 일종으로 북한에서는 ‘클락 클락’운다고 해서 클락새로 부른다. 하지만 자연유산과 관련해 남북이 공동조사를 벌인 적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천지일보=유용주 객원기자]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경기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임진강 너머로 바라본 북한 개풍군 일대 ⓒ천지일보 2018.04.27
[천지일보=유용주 객원기자]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경기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임진강 너머로 바라본 북한 개풍군 일대 ⓒ천지일보 2018.04.27

◆“DMZ 인식, 현황 파악 중요”

DMZ에는 수려한 역사를 담은 문화재도 보존돼 있다. 대표적으로 궁예가 10세기 대동방국을 염원하며 세운 도읍지인 ‘태봉국 철원성’이 있다. 한국전쟁 후 군사분계선이 가로로, 경원선 철도가 세로로 양분되면서 철원성은 DMZ 안에 들어가게 됐다. 궁예는 철원성에 ‘영원한 평화가 깃든 평등세계’를 꿈꾸며 고구려를 부흥시키겠다는 야망을 담았다. 또한 비무장지대에는 창화사, 승양산성, 전골총 등 문화유산도 남아있다.

조은경 문화재청 남북문화재교류사업단 연구관은 “기존에는 국내법에 대한 효력이 미치지 않는 한계로 문화재 분포나 현황 파악이 미흡했다”며 “DMZ 인식과 현황 파악을 통해 ‘가치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발굴예정지역있던 개성만월대 (출처: 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3.8
2018년 발굴예정지역있던 개성만월대 (출처: 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3.8

◆연기·착수 반복한 개성만월대 공동조사

그간 남북은 공동으로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을 진행해왔다. 개성만월대는 개성 송악산 남쪽 기슭에 위치한 유적지로 400여년간 고려의 황제가 정무를 펼치던 정궁이다. 919년(태조 2년) 태조 왕건이 개성에 도읍을 정하고 궁궐을 창건한 때부터 1361년(공민왕 10년) 홍건적의 침입으로 소실될 때까지 고려왕이 정무를 보며 주된 거처로 삼았다.

현재 북한 국보 제122호로 지정돼 있으며, 2013년 ‘개성역사유적지구’에 포함돼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자연 지형을 살린 계단식 건물 배치가 특징이며 고려 궁궐의 웅장함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남북은 지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7회에 걸쳐 공동발굴을 진행했고, 조사 결과 건물터 40여동과 함께 금속활자, 도자기 등 1만 6500여점의 유물을 발견했다. 그러다 2016년 남북관계 경색으로 공동조사가 중단됐고 2018년 남북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재개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재개된 조사는 2018년 10월 22일 시작돼 12월 10일 종료된 바 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남북이 손잡고 한민족 공동의 문화재를 보존하고 활용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며 “DMZ의 역사와 문화 환경에 대한 여러 관점을 어떤 방식으로 통합적으로 접근할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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