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최근 세종시 연기면 세종리에 있는 세종보에 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9.3.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최근 세종시 연기면 세종리에 있는 세종보에 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9.3.4 

양승조 충남도지사 “원칙적 찬성”

주민반대대책위 구성, 환경부 항의

환경단체 “생태계 복원이 최우선 ”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4대강 관련 세종보·공주보·백제보의 정부 결정에 대해 충남도는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농업용수와 식수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분위기이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충남 공주시 공주보 해체와 백제보를 개방하는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환경단체와 공주시·부여군, 농민과 세종시민들의 입장은 각각 다르다.

정부의 결정에 찬성하는 환경단체 측은 “생태계 복원이 최우선이므로 차질 없는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주민들은 농업용수(지하수) 부족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공주시 이·통장들은 협의회를 중심으로 반대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환경부에도 항의했다.

곽남순(50대, 세종시 한솔동)씨는 “현재 상태로 보존되길 바란다. 세종보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고 아파트를 샀는데 물이 빠지거나 보를 허물면 집값도 내려갈 것”이라며 반대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최근 세종시 연기면 세종리에 있는 세종보에 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9.3.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최근 세종시 연기면 세종리에 있는 세종보에 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9.3.4

‘세종보’는 348m의 전도식 가동보와 수위조절이 자유롭다. 수질 오염 예방을 위한 저층수, 퇴적토 배제가 가능하다. 좌안에는 상·하류 생태계를 연결하는 자연 수로형 어도가 있다. 환경부는 세종보가 없더라도 지역 물 이용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수질·생태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공주시와 부여군은 강력한 반대보다 농업용수 확보 등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공주시는 “농업용수 확보와 자연경관을 위해 고려해달라”는 입장이고 부여군은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국비 지원”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농민들은 반대하는 처지다. 부여군에서 수박 농사를 하는 김모씨(60대)는 “백제보 앞에서 물 부족으로 생계 위협을 느껴 봄마다 시위한다”며 “농업용수가 부족해서 매년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보마저 없애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양수기로 물을 퍼 올린다 해도 물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면 물고기도 다 죽게 된다”고 폭로했다.

부여군에 있는 ‘백제보’는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는 친환경적 백마강(금강)의 이미지를 살려 계백장군이 말을 타고 강을 바라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자연에 대한 기본적 인식이 결여된 무모한 시도였다”며 “정부 결정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 해체 등으로 인한 농업용수 부족과 농산물 생산 저하, 우성면 주민 우회로 이용 불편, 백제문화제 부교 설치 등에 따른 수위 유지 필요성 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최근 세종시 연기면 세종리에 있는 세종보에 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9.3.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최근 세종시 연기면 세종리에 있는 세종보에 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9.3.4

또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에 대한 조치 이전에 농업용수와 식수 대비가 먼저 돼야 한다”며 “7월 예정인 국가물관리위원회 구성 시 농업용수 확보대책 등 도의 의견이 개진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도는 물 이용 대책 추진과 관련해 지역 여건에 대한 검토와 분석, 각계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대전·충남 녹색연합과 금강유역환경회의 등 환경단체도 금강 공주보 철거를 환영하고 있다.

대전·충남 녹색연합 관계자는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특히 공주보 다리 이용, 근거 없는 농업용수 부족을 문제 삼아 농민들을 선동하는 자유한국당 정진석·홍문표 의원은 반성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강이 흐르는 5개 광역시도 49개 시민·환경단체로 구성된 금강유역환경회의도 “금강의 대규모 녹조 발생, 4급수 지표생물인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 발생 등의 수질 악화와 민물고기 집단 폐사, 큰빗이끼벌레 창궐 등의 사태를 고려하면 아쉬운 결정”이라며 “공주보와 백제보는 반드시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완벽한 자연성 회복을 위해 3개 보 모두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역 농민들은 “영농철 물 부족 현상 등에 대한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공주시 이국현 이·통장협의회장은 “공주보에 저장된 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하고 있어 현재 인근 농경지가 보를 개방한 것만으로도 영농활동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이 우선 시행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부여군 농민들 또한 “백제보 인근 시설 하우스를 포함한 많은 농경지 등이 보를 상시개방하면 물 부족 등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 대책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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